예순두 번째 시시콜콜

<생활 편>

by 늘봄유정

[brunch]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제목만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메일을 열기 전까지 온갖 기대와 꿈, 환상에 젖어들게 하는 문구 같으니라고...


최근, 브런치 작가 제안 메일을 두 번 받았다.

몇 편의 글들이 다음 메인에 걸리고 조회수가 몇만을 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 후라 '혹시나'하는 희망을 품게 만든 메일...


첫 번째 메일은 날 한참이나 웃게 만들었다.

육포에 관한 글을 읽고 너무 드시고 싶었다며 혹시 판매를 할 수 있는지를 조심스럽게 문의해오신 메일.

잔뜻 기대를 한 내가 민망하거나 허무했다기보다는 육포 영업을 위한 스토리로는 나쁘지 않았구나 싶어 빵 터졌다. 날씨가 더워져 만들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브런치를 매개로 글이 아닌 육포 장사를 한다는 것이 개운치 않아 거절했다. 요즘은 육포 만들기보다는 글 쓰는 일이 더 좋기도 하고 말이다.


두 번째 메일은, 풍선을 끝까지 불다가 팡 터진 모양새가 됐다.

치킨집 운영 경험에 대해 쓴 글을 EBS 다큐 작가님께서 읽으시고 인터뷰를 요청해 오신 메일이었다.

여러 번의 통화와 문자로 이야기는 꽤 진전이 됐다. 두 곳의 치킨집을 운영했던 우리 부부가 왜 치킨집을 그만두게 되었는지, 하지만 왜 여전히 치킨이 답이라고 생각하는지를 궁금해하셨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어 꾸준히 공부하고 준비 중인 남편에게 큰 관심을 보이셨다. 인터뷰만 하기로 한 당초 계획에서 일상생활의 모습과 가족들과 치킨을 만들어먹어 보는 장면의 촬영까지로 일이 커졌다.

가족들에게 촬영에 대해 동의를 구하니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 나아가 남편은 미용실도 다녀오고 안경까지 맞췄다. 함구하고 있던 나와는 달리 친한 친구 몇에게는 자랑도 늘어놓은 모양...

그런데 촬영이 예정됐던 날 오전, 통화를 하고 싶다는 작가님의 문자가 왔고 말씀인 즉,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인터뷰 및 촬영이 무산되었다고...

TV에 나올 가족들을 상상하며 혼자 피식거리던 며칠이었다. 난 글을 썼을 뿐인데 새로운 기회와 경험이 주어진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던 날들... 그렇게 신기하게, 싱겁게... 끝나버렸다.


내 글을 읽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글로 나를 표현하고 화두를 던지고 누군가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그거면 되는 거다.


그런데...

기운이 빠지고 글빨이 받지 않을 때 내 글이 다음 메인에 걸렸다거나 조회수가 급상승하면 동기부여가 돼서 또다시 펜을 들 수 있었다. 아니... 자판을 두드릴 수 있었다. 그렇게 점점 헛된 욕망에 물들기 시작했다. 조회수에 연연하게 되고 다음 메인 새로고침을 하게 되고...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다시, 글쓰기 자체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 >


*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방귀가 잦으면 똥 싼다고.

곧, 진짜 작가 제안 메일이 오려는 건가? ㅎㅎ 또또 이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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