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다섯 번째 시시콜콜

<코로나 편>

by 늘봄유정

긴 장마가 끝나고 해가 쨍하다 못해 폭염이 시작됐다. 장마이거나 아니거나 외출에 제한이 따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제2의 신천지, 제2의 대구라는 수식어와 함께 시작된 수도권 확진자의 대폭발. 그 중심에 용인이 있고 그 시작에 우리 아이 학교가 있다.

다행이라고 하기엔 상황이 심각하지만 그럼에도 다행히 아이의 고등학교와 이웃고등학교에서는 총 7명의 확진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웃고등학교 1학년 전원은 2주간 자가격리 중이다. 마지막 확인된 추가 확진자가 교회 2차 감염으로 확인됐기때문.


강남에 볼일 있어 나갔던 지인이 냉면집 문 앞에 적힌 안내문을 찍어 단체 톡방에 올렸다.

OO고, OO고, OO고, OO고, OO예고
학생/ 학부모 입장 제한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인의 아이는 특목고에 다녀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나머지 5명의 아이들은 나열된 다섯 곳의 학교 중 두 곳에 다니고 있다.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까지, 온 가족이 차단당했다. 기분이 참담했다. 노키즈존, 노펫존 식당은 들어봤지만 '노OO고존' 식당이라니.


확진자가 나온 학교이고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 모두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러니 업주의 입장에서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는 게 손해를 피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다. 분당, 강남 학원가에서도 저들 학교 출신들은 수업에 오지 말 것을 통보했다. 학교라는 공간이 다른 곳에 비해 동시간대 많은 인원을 수용하며 꽤 오랜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확산에 대한 공포가 다른 곳에 비해 더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칸막이를 쳤더라도 함께 밥을 먹는 사이 아니던가. 입장 제한된 당사자에게는 가혹하게 여겨질 수 있지만 상대 입장에서 보자면 당연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허나...

확진자 증가 추세가 확연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학교가 아닌 일부 교회다. 정원의 3분의 2만 등교했으니 한 학교당 700명 정도, 두 학교 합쳐 1400명이 함께 생활했는데도 총 7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학교가 얼마나 방역에 힘썼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학교를 사수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눈물겨운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니 저 안내문에서 차단되어야 할 것은 학교뿐이 아니다. 자가 격리하며 죄인처럼 숨죽이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가 아니라, 감염된 사실조차 숨겨가며 자신의 일상을 누리는 이들, 세상에 목소리를 당당히 내겠다며 광장으로 향하는 이들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늘의 Topic은...

< 영업장의 확진자 발생 학교 입장 제한은 정당하다.>


* 친구들이 모두 자가격리 중이고 본인도 최대한 조심해야 하는 아들 녀석은 종일 친구들과 게임 중이다. 방학을 했어도 친구들과 수영장 한번을 가지 못한다. 학교에 가도 친구들과 대화가 쉽지 않았으니 온라인에서라도 그렇게 조우를 한다. 못난 엄마는 그게 또 못마땅해서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음식점에서도 차단당한 아이를 내가 친구들과 차단해버렸다. 이래저래 불쌍해졌다. 이래저래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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