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가평 펜션에 놀러 가겠다며 엄포를 놓는 고양이가 나타났다.
일 확진자 천명이 넘는 이 엄중한 시국에
혈기왕성한 스무 살 친구들과
초보 주제에 엄마 차를 몰고
어둠이 내린 밤을 달려
여행을 가겠다니...
걱정과 분노를 담아 단호하게 경고를 해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다.
새끼 쥐는 시험공부한다며 내빼고
아빠 쥐는 엄마 쥐 뒤에 숨어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있다.
시간이 얼마 없다.
샤워를 하고 옷까지 차려입은 고양이가 집을 나서려 한다.
용기를 낸 엄마 쥐가 냅다 방울을 달았다.
큰 소동이 일어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요하다.
고양이는 옷을 벗고 침대로 들어가 밤새 넷플릭스만 들여다본다.
다음날 오전 내 아기처럼 잠만 잔다.
얼마나 효과가 지속될지 모를 방울이지만
겁나더라도 용기 내어 달아야 한다.
집집마다 방울소리가 들린다.
딸랑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