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되새김질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봄유정 Feb 01. 2021

2030년에는, 아니 2021년에는...

< 2030 축의 전환 >

"별 얘기 없구만!"

이라는 건방진 태도로 책을 덮었다. <2030 축의 전환>이라는 책 제목이 제대로 어그로를 끌었다고 생각했다. 함께 읽은 마을교사분들과 독서토론을 하면서,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내가 저자에게 딴지를 걸었다는 것이 창피했다. 역시 책이란, 함께 이야기 나눌 때 풍성해지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주장은 없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국제경영학 교수인 저자 마우로 기옌은 우리가 맞이하게 될 세계의 변화를 여러 측면에서 바라보고 설명한다.

1장 출생률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모두가 알다시피 출생률은 낮아지고 있다. 이는 인구 노령화, 노동력의 감소와 직결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2030년까지 지속적인 인구증가가 있을 아프리카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 이민자들이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든지 복지혜택은 다 받으면서 정부 재정에는 기여를 안 한다든지의 우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 이민자의 유입은 장기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2장 밀레니얼 세대보다 중요한 세대

2030년,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는 35억 명이 된다. 다행히 '젊음'과 '나이듦'에 대한 기존의 정의는 사라질 것이고 세대 간의 역학관계도 달라질 것이다. 노년층에게는 독립성과 자율성, 이동성, 연결성이 보장되는 삶의 질이 중요해질 것이고 이를 충족시키는 산업 분야가 유망할 것이다.

3장 새로운 중산층의 탄생

2030년이 되면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은 줄어들고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다. 대신 중국, 인도, 아프리카 같은 신흥 공업국의 중산층 소비자가 급증할 것이다.

4장 더 강하고 부유한 여성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남성들보다 안정적이지만 장기적인 수익에 만족하는 여성들이 더 부유해질 것이다. 결혼과 출산, 양육을 포기하는 대신 사회적 지위와 부를 얻는 여성이 증가하겠지만 그것이 완벽한 성평등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보장할지는 미지수다.

5장 변화의 최전선에 도시가 있다.

2030년에도 도시화는 계속될 것이고 인구 집중, 불평등도 심화될 것이다. 사회적 참여와 고립, 창의력과 정체, 새로운 가치와 전통적 가치 등이 공존하며 오염, 혼잡, 안전에 대한 위협에 직면하기도 한다. 도시가 만들어내는 문제들은 '평범하고 작은 노력의 반복'과 '부드러운 개입(넛지)'으로 변할 수 있다.

6장 과학기술이 바꾸는 현재와 미래

인구통계학적, 경제적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새로운 기술들은 환영받을 것이다. 슘페터가 언급했던 "창조적 파괴" 즉,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낡고 비효율적인 것들을 몰아낸다는 이치는 불변하다.

7장 소유가 없는 세상

한정된 자원, 소유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인해 2030년에는 공유경제가 전 세계 용역과 소비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Imagine>의 마지막 가사처럼 "모든 사람이 함께 나누며 사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8장 너무 많은 화폐들

비트코인은 화폐로서의 가치는 없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은 증명했다.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지나치게 직선적이거나 수직적이어서 도움이 되지 않는 전통적 사고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2030년의 도전들을 이겨낼 수 없다."(p364)는 것이다. 그러면서 제시한 "수평적 사고의 7가지 원칙"은...

1. 멀리보기
2. 다양한 길 모색하기
3.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4. 막다른 상황 피하기
5.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접근하기
6.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기
7.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유연하며 수평적인 사고만이 어떤 변화도 긍정적인 기회로 탈바꿈시킨다'는.... 뻔한 결론이지만 그 뻔한걸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못하는 나의 오늘을 바라본다.


친구들과 1박 2일 스키를 타러 간다며 엄마 차를 빌리겠다는 아들에게 선뜻 내 차를 '공유'하지 못한다. 공유경제의 전제는 '신뢰'이다. 공동체를 신뢰하지 못하며 꽉 막히고 경직된 사고를 가진 채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다가올 2030년 변화의 축을 안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일단 쿨하게 차키부터 내주고 볼 일이다.

아들부터 신뢰하고 볼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백 투 더 낭만적 연애의 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