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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Mar 02. 2021

야! 너두 할 수 있어!

혼자 하는 유튜브 아이디어 공모전 #2.

두 번째 출품작 < 야! 너두 할 수 있어! >

해도 해도 끝이 없고 돌아서면 쌓여있는 집안일 때문에 힘들고 짜증 난 적 있으신가요?
집안일은 엄마, 여성의 전유물이자 고유영역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고 있는 모두의 일!
어떻게 하는지 모른다는 핑계는 그만. 이제부터 차근차근 하나하나 알려줄게요~


여느 때처럼 화장실 청소를 하던 어느 날,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딸만 둘이었던 우리 집은 집안일에 있어서 일찌감치 남녀노소의 벽을 허물었다. 휴일이면 아버지가 식사 준비를 하셨고 엄마는 늘어지게 늦잠을 주무셨다. 동생과 나는 걸레질뿐 아니라 화장실 청소까지 했다. 나나 동생 중에 아들이 한 명 있었다면 사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난,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화장실 청소를 해왔다. 그러니 벌써 30여 년 동안 해온 일인 것이다.


'전업주부니까, 아이들이 어리니까, 남편은 일을 하니까'등의 이유와 '내가 해야 직성이 풀리니까'라는 강력한 이유가 더해져 집안일은, 특히 화장실 청소는 나만의 일이었다. 그뿐 아니라 빨래, 식사 준비 역시 내 손을 거쳐야 마음이 놓였다. 오죽하면 잠시 이모님의 도움을 받던 시절에도 빨래며 밥이며 다 해놓고 나갔을까...여행 갈 때도, 남은 가족들이 불편함 못 느끼게, 부족한 속옷이나 반찬 때문에 걱정하는 일 없이 모두 준비하고 떠났다.


그렇게까지 그악스럽게 집안일을 부둥켜안고 살다가 불현듯, 할 만큼 하더니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게 뭐람? 내가 해야 깨끗이 할 수 있다고, 아무나 못한다고 생각하던 일들에 대해 '이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나만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길게 뭐람? 어느 날 내가 없어졌을 때 엉망이 될 집 꼬락서니가 생각날게 뭐람?


사실, 집안일이라는 게 얼마나 단순한가. 어질러진 물건들의 제자리를 찾아주고, 더러워진 부분을 닦아주는 게 기본이다. 화장실 청소도 마찬가지다. 샤워하듯 간단하다. 비눗칠하고 솔질해서 닦아주고 헹궈주면 그만일 일. 그게 뭐라고 아무에게도 시키지 못했는지.

결혼생활 21년 동안 두어 번 정도 화장실 청소를 했던 남편은 "그래도 내가 꽤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왜곡된 기억으로 당당해했다. 정작 화장실로 밀어 넣으면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고 순진한 눈망울을 꿈뻑일 거면서...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집안일 청소법을 영상으로 찍는 것이다. 물론, 이런 영상이야 무수히 많겠지. 내가 구상해 본건, 나의 영상을 시작으로 일종의 밈을 형성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같은 화장실 청소여도 쓰는 세제부터 하는 방식까지 집집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을 테니 각자의 방식을 '집안일 전수 챌린지'로 찍어 올리는 것. 거기에 더해, 가족 구성원들이 그 영상을 보고 따라 해 보는 영상까지가 한 세트다. 전수한 사람과 전수받는 사람의 콜라보가 이 유튜브의 핵심. 각자 올린 영상의 조회수만큼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플랫폼이랍시고 내가 모든 수익을 가져가지는 않겠다는 것! 얼마나 공정한가.


화장실 청소, 빨래, 수건 개기, 설거지, 반찬 만들기, 청소기 돌리기... 집안일이야 찾아내자면 끝도 없다. 살림 끝판왕으로 야무지게 해내는 사람, 집안일 부심이 있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제 막 집안일 좀 해볼까 시도하는 사람들까지. 관심 있는 대상을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듯싶다. 365일 이모님이 오시는 집이야 관심 없겠지만 말이다.


영상을 올릴 때 올리더라도, 골드 버튼을 받을 때 받더라도,

일단 오늘 내게 주어진 집안일은 끝내고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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