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 겁쟁이

치킨가게 복기록

by 늘봄유정

3년 동안 우리 가게를 거쳐간 아르바이트 직원은 스무 명이 넘는다. 잠깐 스친 인연으로 얼굴과 이름 모두 희미해진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억에 남는다. 한번 일하기 시작하면 취업이나 유학 등의 개인 사정이 있지 않는 한 계속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고마운 일이다.


반면, 유쾌하지 않은 기억을 깊게 남긴 이들도 있다.


먼저, < 후끈한 커플 >

대학생들이 개학을 하는 3월과 9월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힘들다. 알바몬, 알바천국에 평균보다 높은 시급으로 구인광고를 올려도 찾아오는 이 없던 어느 날, 커플이 함께 일하면 안 되겠냐는 문의가 왔다. 커플이라... 아무래도 신경 쓰이기야 하겠지만 뭐 별일 있을까 싶었다. 일손이 그만큼 급하기도 했다.

따로 면접을 볼 새도 없을 만큼 하루가 급했던 터라 바로 일하기로 하고 그들을 불렀다. 서빙과 주방 설거지라는 게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은 아니었던 데다가 알바 경력이 있었던 그들은 능수능란하게 일을 했다. 너무 능수능란해서 슬렁슬렁 일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함께 잠시 쉬고 오겠다며 나간 둘은 가게 뒤편에서 담배도 피우고 찐한 스킨십도 하곤 했다. 정당하게 쉬어야 하고, 쉴 때 무엇을 하든 관여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우리 부부는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치만 봤다. 하지만 그들의 휴식은 점점 잦았고 길어졌다. 아마도 그들은 우리 부부를 보고 단번에 견적을 냈을 것이다.

'후훗! 풋내기 사장들이군! 직원들에게 함부로 싫은 내색도 못하는 걸 보니... 알바 구하기가 힘드니 쉽게 자르지도 못하겠네!'


부족한 일손을 대신해주고 있는 그들을 어쩌지도 못하고 2주째 고민만 하던 어느 날, 매장 뒷문으로 화장실을 다녀오시던 단골손님 한분이 나와 남편을 불러 넌지시 말씀을 건네셨다.

"저 직원들, 안 되겠어요~ 둘이 가게 뒤에서 아주 난리가 아니네~ 손님들 왔다 갔다 하는데... 영 보기가 불편하네요."


결국 우리는 그날로 둘을 해고했다. 비겁하게도 손님들의 컴플레인을 이유로 댔다. 우리 가게 이미지를 실추시키며 일하는데 방해가 되는 행동이라거나, 너희들의 그런 모습이 꽤나 민망하다는 이유를 당당히 말하지 못한 게 아직도 아쉽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다른 가게에 민폐를 끼치는 것임을 제대로 알지 못할 만큼 미숙했거나 알면서도 그저 자기들 편한 대로 행동한 직원들이었다.

우리는, 직원들에게 서비스업과 직원들의 태도에 대해 확실한 경영철학을 세우지 못한 사장이었거나, 철학은 있었으되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두려워했던 겁쟁이었다.


주문을 받거나 손님의 얘기를 들을 때 늘 무릎을 꿇고 고객보다 낮은 위치에서 미소를 머금었던 사람은 남편 혼자였다. 휴대폰을 보지 않고 홀에 앉아계신 손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며 필요한 것을 알아내던 사람도 남편뿐이었다. 그런 태도와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조금은 강요했어도 좋을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혹여 위압적이거나 경직된 분위기가 될까봐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다.

어쨌거나 우리는 사장이었으니 지키고 싶은 원칙을 조금은 강권했도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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