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정 담론에 종지부를 찍을 때.
p19 지금 한국 사회에서 손쉽게 내세워지는 공정이라는 가치는 전 사회에 걸쳐 적용되어야 할 보편적 가치로서의 공정, 또는 사회 정의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원리로써의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 "공정하지 않다"는 외침은 많은 경우 자신이 느끼는 부당함, 억울함, 박탈감 등의 감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뿐이다.
p25 문제는 한국 정치가 (한국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의 근본적 요인과 구조적 기원을 탐색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이런 심리를 적극 이용하면서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p96 능력의 개념은 진공관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가부장제, 이성애 중심주의, 인종주의와 같은 지배 논리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p225 젠더, 계급, 인종, 장애 유무, 성적 지향, 나이, 종교, 언어, 민족, 국적, 학력, 출신지역 등 모든 범주들은 다르게 겹쳐질 수 있고 그에 따라 억압, 불평등, 차별의 양태도 달라진다. 또한 이 범주들은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다른 효과를 만들어낸다.
p228 억압된 모든 이들이 해방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제국주의, 가부장제라는 정치경제적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