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일 기도 자서전 #23. D-2
"시험 끝나면 수학 학원 선생님이랑 영어 학원 선생님, 담임 선생님께 감사 전화드려야겠다."
"오올~~~ 그런 생각도 할 줄 알아? 다 컸네?"
수능이 끝나면 밤새 게임하겠다는 너는 그전에 선생님들께 감사인사부터 드린다고 했지. 그런 생각을 기특하다고 여기는 것, 딱 거기까지만 해야 하는데, 엄마는 늘 한 발을 더 뗀다.
"또 누구한테 감사해? 감사한 사람이 또 있어?"
"가족한테 제일 감사하지. 그다음은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기어이 너로부터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마는 나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엄마다. 눈치 빠른 너는 엄마가 듣고 싶어 하는 답을 해주었지.
보름 전 휴가를 나온 형이 집 대신 제주도로 일주일 동안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있잖아. 엄마가 생각해봤는데, 동생 수능 앞두고 일부러 집에 안 오고 제주도로 여행 가는 거는 아니니? 집에 오면 식구들이 신경 쓸까 봐?"라고 물었지.
형은 "없지 않아 있지."라고 답했어. 엄마의 질문을 받고 그제야 그런 생각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형도 엄마가 듣고 싶어 하는 답을 해주었다. 수능을 앞둔 동생을 배려하느라 휴가 때 집에 오지 않고 여행을 떠난 속 깊은 형이 되기를 바라는 답정너 엄마의 마음을 읽은 거지.
이제 답정너 엄마는 네게 묻는다.
"떨리지 않지? 너 자신을 믿지? 잘할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지?"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