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금지곡 24. 나야나 (PRODUCE 101)

수능 100일 기도 자서전 #24. D-1

by 늘봄유정

D-1 (2022.11.16)


오늘은 영 공부할 맛이 안 난다던 너는, <미션 임파서블 6>를 보고 9시 30분, 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도시락에 넣을 국과 반찬 몇 가지 준비를 마친 엄마는, 수능 100일 기도를 마무리하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평소 같으면 환하게 불 밝히고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던 시간인데, 모두 잠든 거실에 시계 초침 소리만 우렁차다.


수험표를 받아 들고 내일 시험 볼 학교를 휘 둘러보고 집에 온 우리는 기름 튀겨가며 돼지고기를 구워 먹었다. 깻잎에 고기 한점, 부추무침 한 젓가락, 구운 김치 한 점을 얹고 쌈장으로 마무리해 정성껏 싼 쌈을 입안 가득 욱여넣고 씩씩하게 먹었지.

"할머니가 소화 잘되는 거, 부드러운 거 먹이라고 했는데. 고기를 너무 거하게 먹는 거 아닌가?"

걱정하는 엄마에게 네가 그랬지.

"맨날 먹던 고기 먹는 건데 뭐. 이 정도도 못 먹으면 시험장에서 도시락은 어떻게 소화시켜? 너무 신경 쓰는 게 오히려 안 좋은 거야."

안심한 엄마는 다시 한쌈을 정성스레 싸 먹었다.


"설마 내일 끝나고 집에 오면서 엉엉 우는 건 아니겠지? 하하하"

괜히 할 말이 없어 실없이 던진 엄마의 농담에 너는 맞받아쳤다.

"왜 이래? 나 이OO이야~~~ 그렇게 시험을 망칠 일이 없어~ 망친다고 해도 다 내 몫으로 받아들일 거야~"

역시 넌 다르다고, 내 아들은 다르다고 엉덩이 쳐주며 엄마는 마음을 놓았다.


100일 동안 매일 너의 19년을 기록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네가 하루하루 채운 100일의 시간보다 힘들었을까. 수능 전날 자꾸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올라와도 네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담담한 척 애쓰는 너만큼 불안할까. 옆에서 티 나지 않게 조용히 기도하는 것마저도 너에게 부담이 될까 봐 조심스럽던 시간도 내일이면 끝이 나는구나.


글을 쓰고 음악을 고르다 보니, 세상의 모든 노래가 다 수능 금지곡이더라. 대중음악이라는 것이 본래 인상적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반복되는 후렴구가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시험을 보다가 머릿속에 가득한 음악소리 때문에 정신 산만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휩싸이기보다는 어떤 노래, 어떤 외부 자극에도 의연할 수 있는 마음을 다지는 것이 먼저라고 결론을 내렸다. 시험장이 추울 수도 있고, 문 옆이라 불안할지도 모르며, 창문 옆이라 햇살이 따가울지도 모른다. 그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단단한 세계를 구축한 자는 자신만의 시험을 치를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걸, 19년을 지켜본 엄마는 안다. 그러니 오늘 밤에도 엄마는 수능 금지곡을 맘껏 부를 테다.


오늘밤 주인공은 너야 너! 너야 너!

내일의 주인공도 너야 너! 너야 너!



나야나 - PRODUCE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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