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 된 이야기 일곱

by 사소한 짱이

네,, 저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삼척으로 말이에요.


앞선 이야기에서 말한 바와 같이 지인이 삼척에 펜션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일단은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곳으로,, 물론 사람이 아예 아무도 없는 산골이나 바닷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인적이 드물고 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그런 곳인 삼척으로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처음 도착한 삼척.

그것은 참으로 어색함이 가득한 그런 곳이었어요.


말이 좋아서 요양(?)이지 사실상 현실에서 벗어나,,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현실도피가 맞죠.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그렇게 떠난 삼척이었는데요. 말 그대로 어색하기가 짝이 없더라구요.


언제나 사람들로 가득 둘러 쌓여 있는 서울에서 긴 시간을 살아오다가,, 갑자기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가 버렸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어색함 일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 어색함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피해서,, 나에게만 온전히 온전하게 시간을 부여하기 위해서,, 그렇게 서울을 떠났으니 삼척에 도착한 순간부터 기분이 한결 좋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어색하다 생각은 들었지만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기분 좋은 어색함이었기에,, 불편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어쩌면 아마도 불편한 시간이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아닌 펜션을 운영하는 지인분이요. 겉모습은 멀쩡한데 아프다는 말 하나로 어느 날 갑자기 불청객이 등장 해 버렸으니 충분히 불편한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은데요,, 다행스럽게도 저에게는 전혀 어려움을 이야기 하지 않으셨어요.


도리어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지내라는 이야기만을 여러 차례 해주셨죠.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깐요,, 이 분들이야 말로 내 생명에 은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려 덕분에,, 지인 분들에 노력 아닌 노력 덕분에,, 저는 비교적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수면 장애가 있는 제가 종종 늦잠도 자기도 했고, 책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죠. 펜션 가까이에 있는 바다를 바라 보고 있노라면,, 뭔지 모를 가슴 속에 끓어 오르는 외로움도 있었지만,, 그 외로움에 힘들어 할 시간 조차도 없었던 것 같아요. 오로지 나만에 시간을 갖고 그 시간을 보내기에 바빠서(?) 말이에요,,^^;;;




물론 가족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하고 또 미안한 일이었죠. 이것저것 다 팽개치고는 어느 말 갑자기 훌쩍 떠나버렸으니,, 특히나 나와 함께 하는 나에 가장 친한 친구에게는 더없이 미안한 마음 뿐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일 조차 생각 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주변을 둘러 벌 여유 조차 없었던 시간 들이었기예요..





삼척, 바닷가, 책, 커피, 산책,

그리고 혼자..




비록 커피를 주문하는 시간 외에는 하루에 한마디도 안하는 시간들이 대부분인 그런 일상이었지만,, 그 일상이 말 그대로 일상일 수가 있어서,, 그래서 저에게는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었단 것 같아요. 비록 행복까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아마도 제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그 시간 이후로에 시간 동안에는 가장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말이죠,,,

참 이상해요. 분명히 어색하긴 하지만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그것도 무척이나 긴 시간을요. 말 그대로 혼자만에 시간을 보내면서 나를 위한 나만에 치료를 시작한 상황이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바다를 바라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밀려오는 자실 충동이...




하아,, 정말 나는 지금에 이 아픔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는 것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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