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 된 이야기에 앞선 이야기 셋

by 사소한 짱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대인기피 등은 저에 삶에 많은 변화를 주었어요. 신기하게도 진단을 받은 날로부터 시작 해서 뭐랄까,, 본격적인 침체기에 들어 갔다고나 할까요?^^;;;




먼저 사람들을 만나는 일,,

분명히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있어서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최소한 사람들 앞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이려고 했었죠.

그런데 이게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사실 진단을 받고 나서 갑자기 바뀐 것은 물론 아니에요. 단지 진단을 받고 나자 이쯤이면 이제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안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 뿐이죠. 그저 망설임이라고는 전혀 없는 것처럼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어려워 하지 않은 척 애쓰던 연기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뭐랄까,, 그냥 그런 확정을 받은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들더라구요.


솔직히 예전에도 저는 E성향은 아니었거든요. 단지 왜인지 모르겠으나 그렇게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서 지냈을 뿐이죠. 지독히도 지독한 I성향을 가지고 있던 제가 E처럼 보이려고 일상을 살았으니,, 그것만큼 힘든 일이 없었는데요. 이제는 그런 연기를 안해도 된다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진 것도 있긴 하더라구요.


사람이 참,, 마음이 이상해요^^;;;




그리고 또 하나,, 사람들에게 내가 아파요 하고 이야기 하는 일. 사실 이게 진짜 몹시도 힘든 일이었어요. 누군가를 만나면 갑자기(?) 달라진 내 모습에 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너 갑자기 왜 이래?" 내지는,,

"너 뭔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네~ 뭔 일 있어?" 하는 이야기를 듣기 일쑤였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내가 좀 아파,,

나 사실 우울증을 앓고 있어,,


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겠더라구요.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 모습에 대하여 과장을 하거나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어요.


덕분에 뭐,, 옆에 있는 몇몇의 친구들이 나를 대신하여 애를 써줬죠.. 이건 뭐,, 나이도 잔뜩 먹어서는 아직도 내 앞가림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난감 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마움이 너무나도 커서 대신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들을 붙잡고 조금은 울기도 했습니다ㅎㅎㅎ





그런데 문제는 부모님이었죠.

다들 아시겠지만 부모님께 나 아파요 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시죠? 게다가 그냥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상황이고,, 또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언제 회복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지라서,, 입이 도무지 떨어지지가 않더라구요. 그렇다고 부모님께 이야기 하는 것 까지도 친구들에 힘을 빌릴 수도 없고 말이에요.


간신히 간신히 용기를 내어서,,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서 이야기를 드렸고,, 부모님에 말도 안되는 기가 막혀 하는 얼굴 표정을 보고야 말았죠.. 참 씁쓸 하더라구요.


저는 장남 입니다. 게다가 무척이나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죠. 집에 작던 크든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부터인가 항상 전면에 서서 그 일을 처리 해야 했고, 그런 제 모습이 당연한 듯이 살았었는데요,, 그런데 이제는 못합니다 하고 이야기 하려니깐 그 상황 마저도 저를 미치게 만들더라구요.


꼭 뭔가 커다란 죄를 지은 것만 같았어요..ㅠㅠ






단지 우울증이라는 이유로,,

공황 장애라는 이유로,,

그런 이유들 때문에 주변이 우선이 아닌 나를 우선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버겁게 느껴졌어요. 어릴 적부터 당연스럽게 가족이나 부모님이 우선이라고 배우고 그리 살아 왔었으니 말이에요.





너무나도 달라진 내 모습.

무척이나 변해버린 내 주변 환경..

그리고 나로 인하여 마치 싱크홀이 생겨 버린냥 완전히 완벽하게 가라앉아 버린 집안 분위기...




하아,, 지금의 이 상황,, 어떻게 극복해야 하죠?








작가의 이전글이미 시작 된 이야기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