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 된 이야기 여덟

by 사소한 짱이

삼척.

그곳은 참 좋은 곳이었어요.

나를 알아보는 이도 거의 없고, 나를 쳐다보는 이도 거의 없고,, 내가 의식해야 할 이도 없고 말이에요.






그런데 참 이상했어요.

그런 좋은 곳에서,, 저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더없이 좋은 요양(?)이 될 곳이라 생각 했었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죠. 안타깝게도 말이에요.




혼자 지내는 시간이라는 것이 참으로 이상해요.

혼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도 의식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로 느껴지는 외로움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었죠. 지금에 와서 생각 해보면,, 저는 그 혼자만에 시간과 외로움에 시간들을 온전히 온전하게 즐기지 못했었던 것 같아요.


혼자만 지내면 뭐든 될 줄 알았어요.

혼자 시간을 보내면 무슨 일이든 될 줄 알았어요.

혼자서 지내면 내 안에 사로 잡혀 있는 우울감을 언젠가는 떨쳐 버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언젠가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부산에 무척 비싼 아파트가,, 근사한 바다뷰로 이루어진 그 이파트에서 유독 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요. 처음에 이 기사를 접했을 때는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 인가 싶었었죠. 이토록 근사한 곳에 살면서,,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런데 막상 내가 혼자만 있는 바닷가 한적한 한 마을에 가서 지내다 보니깐,, 그 심정을 어느 정도는 이해 할 수 있겠더라구요.


씁쓸하게도 말이에요.



차분히 파도가 치고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내 아픔이 가실 줄 알았어요.

그저 파란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안에 있는 이 아픔이 파도에 쓸려가듯 깨끗하게 쓸려가듯 사라질 줄 알았어요. 그저 한없이 평화로운 한적한 시골 바닷가 마을에 머무르면,, 내 아픔에 모든 것들이 말끔하게 씻겨져 나갈 줄 알았어요. 한데,, 아니더라구요..


이상하게도 그 바다는 내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부르는 것만 같았고,, 그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바다로 한없이 달려 들어 가 버릴 것만 같았죠.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그저 한걸음, 두 걸음, 세 걸음씩 이끌려 갈 것만 같았죠.




그런데 말이죠,,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 삼척 생활을 포기 할 수가 없었어요. 내가 느끼는 자살 충동은 잘은 모르겠지만,, 여전히 혼자이고 싶은 내 마음이 더 컸던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나도 모르는 다른 생각이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그 알 수 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그저 내 삶에,, 내 마음에 관한 정리를 하고 있을 무렵,, 친구가 이야기 하더군요.





"하루 정도는 같이 가 있자.

같이 가서 너 어찌 지내는지 내가 좀 봐야겠다."







응? 같이? 나랑 같이?

게다가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한번 보겠다고?





이 한마디에 한 번에 무너져 버린 내 마음.

이때 무너진 내 마음은 과연 긍정적인 신호였을까 아니면 부정적인 신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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