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 된 이야기 열 다시 하나

by 사소한 짱이

자존심이 그토록이나 강하던 내가,, 자존심이라고 하면 하늘을 찌를 듯하여 남들 앞에서는 항상 강한 척을 하며 지내왔던 내가,, 그렇게 친구 앞에서 또다시 훌쩍 훌쩍 거려 버렸어요.


친구는 물었죠. 왜 훌쩍거리냐고요ㅎㅎㅎ





사실 특별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오래간만에 마신 술 몇 잔에 감정이 센티해진 건지,, 아니면 밤바다 앞에서 마시는 술 한잔에 분위기를 타 버린 건지,,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지,, 그 이유는 잘은 모르겠지만 또다시 친구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버리고 말았죠..




그런데 말이에요,,

그토록이나 자존심이 강하던 내가,, 이 친구 앞에서 벌써 몇 번째 우는 건지도 잘 모르겠는 와중인데,, 이상하게도 하나도 안 창피 하더라구요? 왜죠?^^


그냥 그렇게 내 훌쩍거림은 아무런 일도 아닌냥 지나갔고,, 다음 날 친구는 다시 친구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당연히 저는 여전히 삼척에 남아 있었구요.




시간이 약간 흐른 뒤에,, 친구한테 연락이 왔어요. 집에 잘 도착 했다고 말이에요. 왔다 갔다 하느라,,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지내는 모습 보느라 짧은 시간 동안에 왔다 갔다 해서 고생 했다고 이야기 하는데,,


친구가 한마디 하더군요.

괜찮다. 너만 아픈 거 아니다. 그저 남들과 같이 잠시 너 역시도 아픈 것 뿐이고 그저 남들과 같이 이 또한 언젠가는 지나 갈 꺼야 하고 말이에요.


그런데 말이죠,,

사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안도와 고마움이 느껴져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런 마음 보다는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나 그냥 아픈 거 아닌데,, 그냥 그렇게 쉬이 지나 갈 일이었다면 이토록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을 건데,, 하는 오묘한 반발심(?)이 생기더라구요. 참 이상하죠?...


걱정을 해주느라 괜찮다 이야기 해주는 친구에게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입 밖으로 이 이야기를 꺼내지는 못했지만 내 마음 속에는 알 수 없는 속상함이 잔뜩 자리 잡아 버리더라구요. 너 역시도 나를 감기에 걸린 사람으로 보는 거니?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안타깝게도 말이에요.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아프다 이야기 하는 나에게 위로를 해 주고자 그렇게 마치 아무것도 아닌냥 이 또한 지나가리 하는 마음으로 친구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요.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친구 마저 나를 무척이나 많이 아픈 사람으로 대해 버린다면 내가 현재의 상황 보다도 더 많이 힘들어 질 것이라는 사실을요..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가 당연히 쉬이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 나를 위해서 걱정과 염려와 한숨이 모조리 다 공존한다는 사실을요...


그런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그저 뭔가 모르게 마음이 좀 헛헛 하더라구요. 차라리 내 아픔을 아주아주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 이야기 하며 함께 고통스러워(?) 해주길 바랐나 봐요. 참 바보 같이 말이에요,,ㅎㅎㅎ





그렇게 친구는 자신에 위치로 되돌아 갔고, 저는 여전히 삼척에 남았습니다. 저는 그저 여전히 나를 알지 못하는 몇몇의 사람들과 함께 삼척 바닷가에 남아서 여전히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저녁 시간이 되어 이모네 펜션으로 되돌아 왔는데요. 이모가 그러시더라구요.


"너 아프다고 이 멀리 시골 외진 곳까지 찾아와 주는 친구가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그 덕분에 이모도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참으로 든든한 지원자가 생긴 것 같아 좋구나.."


하고 말이에요.




아,, 그렇구나..

생각해 보니 친구가 생활하는 곳에서 삼척까지,, 4시간씩 걸리는데 굳이 연차까지 써 가면서 내가 혼자 어찌 지내는지 와 준 것만으로도 나에게 위로 아닌 위로가 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순식간에 친구에게 느꼈던 아쉬움은 사라졌죠. 내 곁에 좋은 사람이 함께 있는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나마 마음이 좋아졌죠.


그리고 이모가 한마디 더 하셨어요.


"친구한테 항상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 언제든지 너 지내는 거 궁금하면 또 오라고 해라~ 이모는 항상 괜찮다."






네? 언제든지요?

다 큰 성인이,, 아프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요양 아닌 요양을 와서 신세를 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죄송 하기가 죄송 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이 큰데,, 심지어 언제든지 친구 보고 또 오라고 해도 된다구요?... 하아...


이모의 한마디에 또다시 무너져 버린 내 마음.

이모와 조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도 너무나 커다란 신세를 지고 있는데,, 그 와중에 친구까지 언제든지 와도 된다 말씀 해 주시는 이모 라는 존재..


부모님, 친구와 또 다른 친구, 이모, 이모부, 그리고 기타 또 다른 존재들.. 나는 과연 복 받은 존재일까 아니면 이렇게나 커다란 아픔이 있으니 불행하기만 한 존재일까...





묘한 두 가지의 감정 속에서 더욱더 오묘한 생각과 감정에 사로 잡힌 밤. 그 날 저는 결국 단 한숨도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신경안정제와 수면제의 힘을 빌렸음에도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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