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ology를 이해하기
나의 배경을 간략하게 말하자면, 한국의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했다. 고고학이 뭔지 알고 대학을 간건 아니였다. 아주 막연하게 박물관에 일하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는데, 근접한 학과라고 생각이 들고, 대충 성적 맞춰서 고고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죽은 자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뭔가 꺼림칙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무덤을 발굴해서 나온 물건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죽은 자가 묻혀있는 공간을 파헤치는 게 나에게는 그렇게 흥미가 있던 것은 아니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유럽의 수 많은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역사도 몇 백년이 될 정도로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러다 박물관학 (Museology)이 가장 처음 만들어진 '영국 레스터대학 박물관학과'를 알게 되었고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여러 과목을 동시에 들으면서 동시에 한 학기의 진도가 나갔지만, 영국에서는 하나의 모듈(module)으로 진도가 나갔다. 한 모듈, 즉 한 과목이 끝나야지만, 그 다음 모듈로 넘어갔다. 그렇게 처음 마주한 모듈은 'the Museum and Change' 라는 주제로, 박물관의 여러 토픽에 대해서 담당 교수님이 수업을 이어갔다. 지식을 알려준다기 보다 이런 것이 있다~ 정도의 '소개'만 하셨다.
특히, 강의(lecture)를 하고 나면, 교수님이 방금한 수업을 바탕으로 워크숍 및 세미나를 진행했다. 학생들끼리 약 4-5명 정도 그룹으로 묶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발표했다. 큰 종이에 마커로 글을 써서 표시하기도 하고, 아무 말도 안하면 생각없는 바보로 보이기 쉽상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도움 안되는 의견이라도 적극적으로 내 의견을 말했다. - 아무래도 이건 한국 교육과 다른 영국교육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또한 가장 큰 특징으로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학부를 다닐때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더라도 내 성적을 알 수 없었고, 교수님에게 여쭤보아야지만 겨우 알려주셨다. 과제물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제물에서 몇점을 받았는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최종성적이 몇점이 될지 예상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피드백과 발전'이 결여되었다. 잘 했는지 못했는지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다음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서 무엇을 발전해야 할지 알기 어려웠다. 우리 학교에서는 에세이 평가에 대해 3가지 잘한 점, 3가지 개선할 점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나의 에세이점수는 처음에 비해서 계속 꾸준히 향상할 수 있었고, 그 결과 논문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우등(Distinction)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여전히 박물관학이 뭐냐고 물어보면, '박물관에서 일어나는 전시, 교육, 홍보' 등 모든 학예업무에 대해 이론적, 실제적 연구를 진행하는 학과'라는 상투적인 대답을 하지만, 결국 풀어 설명하는 '관람객들이 박물관에서 더 재밌고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곳이라고 하고 싶다. 고고학과 달리 현재 살아있는 우리의 경험을 개발하는 학문이여서 그런지, 박물관학을 배우면서 과거보다 지금 '현재'의 삶의 집중할 수 있도록 나를 많이 도와준 학문임에 틀림없다.
교수님들은 다양한 박물관학 중 각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 박물관의 대가 Ross 교수님, Heritage를 대표하는 Sheila, 박물관의 사회정의 (Social Justice) 참여를 대표하는 리처드 등. 교수님들은 간학문적인 특성을 지닌 박물관학의 성격을 대변하듯, 박물관과 연계된 각 전문적인 분야를 연구하고 계신다. 박물관학 연구에 대해 이렇게 넓은 주제에 대해 연구가 가능한지 미쳐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교수님과 레스터 식구들이 있는 학과 홍보영상 보고 가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