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한 큐레이터와 근접 세계
작년 이맘때 쯤 한창 학예사 시험을 준비를 할 때 '학예사'준비한다고 할 때, 학예사가 뭐에요? 큐레이터랑 같은건가? 하다가 결국에는 아~ 박물관에서 작품 설명해주는 사람이요? 우와~~라는 반응이 느껴진다.
그러면 나는 아- 작품을 설명해주는 사람은 도슨트 (Docent)라고 하고요, 학예사는 학예연구사를 줄인 말이에요. 그리고 학예연구사를 영어로 표기하면 큐레이터에요~ 라는 말을 해주면 그제서야, 아~~ 그렇구나 하는 반응이 온다.
헷갈리는 직업용어 오늘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헷갈리는 이유는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갤러리에 대한 정의와 영역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업을 나타내는 용어가 약간씩 다르다. 어쩔때는 '박물관'이라는 용어는 '미술관'을 포함하여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갤러리'라는 용어는 흔히 화랑을 의미하며 상업적으로 미술작품을 사고 파는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물관, 미술관에서 전시, 교육, 소장품 관리 등의 박물관에 대한 모든 것들을 관리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특별전시를 기획할 때, 연구조사부터 전시를 어떻게 기획할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전체적인 뮤지엄의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의 영역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뮤지엄 (museum)이라는 용어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아우르는 같은 기관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제박물관협회 (ICOM)의 박물관은 인간 환경의 물질적인 증거를 수집, 보존, 연구해서 전시라는 행위를 통해 사회와 인류 문화 발전에 봉사할 수 있도록 대중에게 공개함으로서 연구와 교육, 과학에 이바지하는 비영리적이고 항구적인 시설'이라고 정의한다.
어쨌든 큐레이터는 전시를 기획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전시의 전체적인 틀을 준비하는 사람이지만, 이것이 한국에 오면 학예연구사(즉, 줄여서 학예사)라고 불리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EiUZ59ZRIY
에듀케이터는 박물관의 기능 중 여러 분야 중 교육 부분을 전담하는 사람을 가르킨다. 박물관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관람객들에게 여러가지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대상은 어린이/가족/성인/외국인 등으로 이 그룹들을 박물관의 전시가 더욱 친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자료를 만들고 강의나 활동을 만들게 된다.
또한, 박물관의 다양한 이벤트 등을 큐레이터와 함께 기획하기도 한다. 한달에 한번씩 영화를 상영하거나, 음악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관람객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박물관의 교육행사에 참여한다면 한번쯤 부딪힐 수도 있는 직업군이다.
박물관 혹은 미술관에서는 테마에 따른 다양한 소장품(혹은 컬렉션)이 있다. 레지스트라는 그중에서도 소장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뮤지엄에서도 수 많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물번호를 부여하고,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에 각 자료에 알맞는 크기, 연대 등을 조사하고 사진을 찍어서 유물에 대한 정보를 기입을 한다.
특히, 도.토기에 대해서 실측을 하는 부서도 이 분야에 속해있는 연구원이 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유물과 친숙하게 일하기 때문에, 관람객들과 부딪히는 부분이 적다.
유물을 치료해주는 의사라고 생각하면 좋다. 유물의 재질에 따라 보관하는 환경이 다른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유물이 부패할 수도 있는데, 이를 복구해주거나 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서이다. 기본적으로 화학약품 등을 사용해서 유물보존을 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초지식도 많이 필요하다.
학부시절 대학박물관에서 일했을 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이 철기를 세척하는 일이었다. 브러쉬를 알코올에 담근 후 철기에 붙어있는 흙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일을 했다. 삼국시대의 철기조각이었던 만큼 몹시 예민하고 섬세했다. 보존과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었지만 유물 혹은 작품을 치료한다는 문화재 닥터라는 직업이 몹시 매력적인것은 사실이다.
도슨트는 우리가 뮤지엄을 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대개 도슨트는 자원봉사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엄격히 말한다면 박물관의 직원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작품에 열정적이고 관람객들에게 어떻게 작품을 설명할 수 있을지 알려주는 가장 친절한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관람객들에게 하나하나씩 알려주는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큐레이터가 하드웨어를 담당한다면, 도슨트의 존재는 정교하고 섬세한 소프트웨어와도 같다. 뮤지엄에 갔을 때 어떻게 즐겨야할지 모르겠다면 도슨트의 가이드를 따라가보라! 그런다면 혼자서 느낄 수 없었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으면서 편하게 전시의 흐름을 따라가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