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급 공예대전
나는 박물관 근처에 늘 맴돌았지만, 사실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아는 언니가 올해에 Collect에서 일하게 됬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 싶었던 이번 콜렉트 2020!
작년에는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했는데, 올해는 런던 소머셋 하우스에서 하게 되었다.
사치갤러리는 공간구성이 넓은 홀로 되어있기 때문에 넓게 뻥뚤린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미로같이 방 안의 방이 숨어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소 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에.. 몇백.. 몇천만원 하는 작품들을 가방으로 후려칠까봐.. 엄청 걱정히면서 전시를 구경하였다.
● 장소: Somerset House (소머셋 하우스)
● 일시: 27 February - 1 Marc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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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트는 갤러리가 참여해서 현대의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특히나, 25개국 이상의 전 세계에서 갤러리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고, 도자리, 유리, 메탈, 나무, 의복 등 다양한 공예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머셋 앞에는 공사중이여서, 가는 길이 조금 좁았다.
마침 날씨가 무척이 좋아서, 사방이 쫙 뚤린 소머셋 하우스가 마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온 듯 하다.
콜렉트에는 한국 갤러리도 참가하고 있었다. (Han Collection, Lloyd Choi Gallery 등...)
손이 엄청 빨갛네. 저 날 조금 추웠던 것 같다.
입장료 23파운드를 지불하고, 저렇게 팔찌를 채워준다.
삼면 모두가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 전시는 Museum of London의 큐레이터인 Danielle Thom의 주도아래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공예미술품의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으고, VIP 고객들은 아트작품을 직접 사갈 수도 있다.
전시도록과 안내책자도 함께 준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 유리 공예는 5,800파운드, 한국돈으로 8백 9십만원(헉!)이다.
영롱한 유리 자태...
며칠전 오스카 영화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하길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고 시상 소감을 말했다. 영국에서 만나는 한국 공예품이야 말로, 가장 개인적이고, 또 가장 이국적이고, 또한 가장 세계적인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달항아리'인걸까?
순백의 달항아리는 어떻게 한국의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는 걸까?
항상 British Museum이나 V&A가더라도 항상 달항아리는 있는 듯 하다. 크고 화려한 중국도자기과 작고 소소한 멋이 있는 일본 도자기 사이에서, 순백의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달항아리이다.
달 항아리 라도 유약을 얼마나 바르고, 어떤 흙을 사용했는지 따라 다 다른 스타일의 백자가 나온다고 한다.
위의 노리개는 박선경 장인의 매듭공예이다.
대개 무형문화재 또는 인간문화재이신 분들의 공예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저렇게 스티커가 붙여있다는 것은 이미 구매되어진 작품이라는 뜻이다.
사실 고고학을 배우면서, 이미 정해져 있는 시간과 공간 (time and space)에 대해서 공부한다는 점이 너무 지루했었다. 한국이라는 공간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나라'로서 알겠는데,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등 이미 지나간 시간들에 대해서 공부한다는 점이 '내가 살아봈던 시대'도 아닌데, 딱히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런건 영어로는 'resonate'라고 표현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은 지금의 눈으로 과거를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아주 옛날 사람들은 그 사람들 나름의 방식대로 최신 기술을 사용하여 일상용품이자 공예품을 만들었고, 그 물건 또한 그 시대 또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가장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형태의 작품이었을 것이다.
이번 콜렉트 아트페어를 보면서, 살아있는 작가의 '최신'작품을 보면서, 그들이 살았던 과거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는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끊임없이 과거와, 또 현재와 이어지고 있다. - 디자인들은 모방되어지고, 또 새롭게 변형되며 디자인 스스로 자가발전을 한다.
지금 전시되고 있는 공예품 또한 몇 십년, 몇 백년이 지난다면 그 또한 우리가 흔히 부르는 '유물'이 될 것이고, 박물관의 아카이빙실에 보관 되어질 지도 모른다. 우리의 후손들은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를 보며, '이런걸 썼다니'하고 한심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위의 작품은 종이로! 만든!!! 꽃과 잎사귀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예쁜 작품인 것 같다.
Bibliography
Crafts Council (2020) Collect 2019. Available at:
https://www.craftscouncil.org.uk/what-we-do/coll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