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
“숙소에 가서 먹어요.”
“미리 준비, 아니 간식을 가져가요.”
“아무거나 먹어요.”
이번 주 줌 미팅에서는 여행 중 배고픈 상황이 생기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물어보았다. 각자의 대답이 달랐고, 결론은 숙소에 가서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해 먹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실제 이런 일이 생기면 할아버지가 제일 문제다. 당이 떨어지면 큰 일이기 때문이다.
5명의 가족과 AI, 모두 만족하는 여행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 아플 수도 있고,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화를 내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그중 내가 제일 위험하다. 불쑥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가장 무서운 순간이다.
우리는 기차를 놓쳤을 때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았다. 조금만 빨리 뛰었으면 탈 수 있었을 텐데 할아버지가 잘 뛸 수가 없었다. 그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다음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게임을 해요.”
“꼭 그날 가야 해요? 다음 날 가면 안 돼요?”
“택시 타고 가요.”
역시 아이들은 태평하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돈이 얼마나 더 들어가는지, 일정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얘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 여행에서 누군가 혼자 결정해서는 안 되며, 만장일치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결정은 각자의 의견을 내고, 합의를 통해 우리가 나갈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최적주의(Optimalism)’이다. 각자가 원하는 맥시멀리즘(Maximalism)의 생각과 장소, 시간, 돈에 대한 제약의 미니멀리즘(Minimalism) 사이에서 우리에게 맞는 최적점을 찾는 것이다. 그것을 연습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이 여행의 진짜 목적이다.
최근에 ‘바이킹 대화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배를 탄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에 맞게 현실을 직시하고, 공동 책임을 의식하며, 솔직하게 직설적이고 투명하게 대화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같은 배에 탄 사람들이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바람과 파도, 태풍 예상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는 대화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에서도 ‘공동 책임’이라는 부분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다.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누구 탓’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마음가짐이 옵티멀리즘을 완성하는 것이다. 우리가 합의한 결정도 늘 효율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기차를 놓친 덕분에 예상치 못한 좋은 풍경을 만날 수도 있고, 뜻밖의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힘든 순간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받으며 감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해진 답을 찾는 여행이 아니라 목표를 만들어 가는 여행이 되어야 한다. 한 배에 탄 사람끼리 자기 역할을 해내는 연습을 하며, 우리의 지갑과 기분을 최적으로 조절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바이킹이 되어 그들의 대화법으로 생활하며, 전 세계의 문화를 마음껏 ‘약탈’해 올 것이다.
P.S 기차 놓치는 것을 대비해 남편과 나는 100m 달리기 연습을 하고 있다. 저녁에 걷기를 한 후 마지막에 달리기하며 우리의 심장과 다리를 연습시키고 있다.
AI는 바이킹 대화법을 우리 상황에 맞게 설명해 주었으며, 멋진 바이킹 배와 자신을 포함한 우리 일행의 일러스트를 그려 주었다. 세심한 내 요구는 무시하지만, 점점 나와 친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