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온 나에게

에필로그

by 가브리엘

나는 오랜 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혼자 조용히 꺼내어

마음속에 펼쳐보았다.


그것들은 대개

설명이 없었고,

누군가에게 들려주기엔 너무 늦었거나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어린 날의 나는

늘 누군가의 눈치를 봤고,


청춘의 나는

늘 어딘가를 향해 뛰었고,


어른이 된 나는

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렇게 달려왔지만


문득 멈추었을 때,


거기엔


누구도 없었다.


그때 처음,


나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왜 그렇게 달렸니.


왜 그토록 견뎠니.


왜, 이제야 묻는 거니.


그리고 나서야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날

햇빛이 머문 책상 위,

아무 페이지도 펴지지 않은 노트를 바라보다가


나는 그 여백에


이렇게 적었다.


먼 곳에서 온 나에게.


정말,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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