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다면 제 눈과 맞바꾸고 싶어요"
엄마는 의사 앞에서 흐느끼며 말했다.
남은 생, 맹인으로 살아도 좋으니 본인의 쌍커풀 진 예쁜 눈과 내 눈을 맞바꾸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내 눈이 이렇게 된 건 엄마의 잘못이 아닌데 엄마는 본인의 잘못이라고 한다.
더 좋은 데서 수술해주지 못한 것, 수술실에 혼자 들어가게 한 것... 하물며 만족스럽지 못한 눈을 갖고 태어나게 한 것까지 다 미안하다고 한다
정작 나에게 사과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애꿎은 엄마만 짓지도 않은 죄를 회개하려 한다.
나는 용서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한때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에 대한 원망이 가득 찬 적도 있었지만
방향성을 상실한 원망은 잔흔만을 남길 뿐, 이젠 먹먹함과 슬픔만 있을 뿐이다.
그것을 감당할 사람은 나지만, 그리고 감당할 자신도 있지만,
저 멀리서 무기력하게 내가 감당하는 과정을 오롯이 지켜보기만 해야할 뿐인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엄마의 눈엔 내가 죽어가는 것처럼 보일까, 아니면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일까?
어찌되었건 나는 불효녀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