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사귄 지 4년이 넘은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바다 같은 넓은 마음으로 저를 품어줍니다.
남친 앞에선 한없이 맑은 어린아이가 됩니다.
하지만 유독 긴장되는 순간이 있어요.
간질간질한 스킨십을 할 때 그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속으로 걱정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사뭇 다른 눈이기에 성적 매력마저 떨어지지 않을까? 뽀뽀는 하고 싶어할까? 고민돼요.
그래서 그의 눈을 피할 때마다 그는 서운해하며 "아무 상관 없다"고 달래줍니다.
사실 아무 상관이 없진 않겠지요.
전 키스할 때 눈을 감을 수도 없는 걸요.
한쪽 눈만 희번덕하게 뜰 수 밖에 없는 이른바 '분위기 파괴자'입니다.
그가 나를 이쁘게 봐주는 건 순전히 콩깍지 덕분일거에요.
뚱뚱한 여자가 취향인 남자도 있겠고, 쌍커풀 없는 여자가 취향인 남자도 있겠지만
한 쪽 눈이 불편하고 이상한 여자가 취향인 남자는 전 세계에 아무도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이쁘다, 이쁘다' 해주는 그가 고맙지만
정확히 고마운 건 그의 눈에 쓰여진 콩깍지입니다.
그의 눈에 '영원히 벗겨지지 않을 콩깍지'을 씌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