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일부분이 불편한 사람들은 '몸의 노예'가 되어 살아갑니다
몸의 노예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의 주인'과 달리 몸이 편한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더라도 한쪽 발이 불편하면 가기 힘들고,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더라도 한쪽 팔이 불편하면 하기 힘듭니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삶에 중요한 무언가를 뺏긴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삶이 선물이 아니라 숙제같습니다
어떻게든 적응해야만 하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만 하는 것
이들에겐 그것이 삶입니다
세상은 그들과 상관없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그들의 불편함을 알아채지조차 못합니다
사실 그래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숨습니다
자신의 불편함을 드러내고, 양해를 구하고, 이해받는 것은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그냥 존재 자체를 숨기면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숨는 건,
'죽은 생'을 사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무채색의 밋밋한 삶
지루하고 비릿한 삶
'몸의 주인'이 될 순 없더라도
'내 삶의 주인'이 될 순 있다고 믿습니다
몸이 불편하더라도 누구에게나 한 번 뿐인 인생, 한번 잘 살아보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게 잘 살기가 남들보다 더 힘듭니다
제가 더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아픔과 불편함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저 말고도 무수히 많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로를 위안으로 삼고, 의지하고, 연대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작성한 10편의 에세이는
세상의 수많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