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를 하고나면 옷이 물로 흥건합니다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눈의 진한 화장이 지워져 민낯의 상처를 직면하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세수를 할 때뿐이 아닙니다
저는 눈 때문에 끊임없이 위축되고, 주눅듭니다
이 눈은 저에게 평생의 트라우마와 상처가 될 것입니다
그 상처가 나를 좀먹지 않으려면 나의 의지가 필요했습니다
'괜찮다'는 끊임없는 자기기만
처음엔 입 안에서만 겉돕니다
미세한 공기 입자처럼 허공 속을 떠돕니다
하지만 계속 곱씹는 순간
눈이 뭉쳐서 눈송이가 되듯이
공기의 흐름이 겹쳐져 바람이 되듯이
무수한 말의 반복이 울림이 되어 내 마음을 '탁'하고 칩니다
그러면 나는 거울을 바라봅니다
'괜찮아'라는 말은 이제 힘이 있습니다
정말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깟 눈이 뭐라고
울림에 방향이 더해지면 거센 바람이 됩니다
엄마는 내 눈을 바라보며 항상 '이쁘다'고 말해줍니다
'괜찮다'는 소극적인 표현이지만 '이쁘다'는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이쁘다'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표현을 계속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나의 상처를 긍정하게 됩니다
이제 꽤 오랜 시간이 지나 나는 짝눈 화장법을 익히게 되었고, 짝눈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연예인도 알게 됐습니다
끊임없는 자기 기만과 현실과 유리된 거짓말일지라도
시도하고 수용해보십시오
인생을 살아가게 해줄 나만의 거센 바람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