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인 내가 라탄 공예에 반한 이유,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저는 정말 똥손 중에 똥손입니다.
손재주가 없기도 하지만 아마 급한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1.
다른 아이들 : 만약 실이 꼬이거나 잘못되었을 땐, 차분히 다시 빼려고 한다
나 : 잘못되면 차분히 해보려고 하나, 결국 힘으로 하려고 한다. 결국...그 두꺼운 바늘이 휘어진다
(물론,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2.
다른 아이들 : 앞면, 뒷면 모두 깔끔하게 정리한다
나 : 앞면은 그나마...볼 수는 있으나, 뒷면은 엉망진창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① 손재주에 대한 로망
② 혼자서 하는 취미에 대한 갈망
③ 일이 아닌 전혀 다른 것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의 필요성
위 3가지 이유로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봤었는데 결과적으로 오랫동안 하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한 번 잘못되면, 복구하기가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것"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똥손이기 때문에 잘못된 확률 >>>>> 잘 될 확률인데,
복구가 안된다는 건 "열심히 하나, 결과는 없다"라고 제 스스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제 장점이자 단점인데, 저는 결과가 없는 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어떻게든 결과를 내려고 합니다)
그러던, 2020년
코로나19가 제 유일한 취미인 여행을 막고, 몸(응급실에 자주 가다가 결국 수술)과 마음 모두 힘들어지면서
다시 한번 '내 정신을 집중할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해졌습니다.
하여, 우연한 기회에 라탄 원데이 클래스를 듣게 되었고,
'열심히'라곤 할 수는 없지만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라탄 공예를 하고 있습니다.
똥손인 제가 라탄 공예를 하는 이유는,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조금 더 자세히 2가지로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가방(라탄 원데이 클래스로 만든 첫 작품)을 만들고 신나서 짐을 넣어 들고 외출을 한 적 있습니다.
나가자마자 제 짐 무게를 못 버티고 고정되어있던 고리가 탈출, 날대가 모두 우수수 부러졌습니다.
공방 선생님께 '제 가방은 이제 끝난 건가요?ㅠㅠ'하고 들고 갔었는데,
'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라탄은 다 방법이 있어요'라고 하시며 날대를 여러 개 보강하여 고쳐주셨다.
그때 느꼈다. 똥손인 내가 망가뜨려도 이 아이는 강해서 살아나겠구나...!
(가방이 이렇게!! 망가져서 온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제가 가방이 잠기지도 않을 정도로 가득 담아서 나간 게 화근이었습니다. 지금은 제 여행 메이트 애정이만 담겨있어요)
라탄은 딱딱한 나무를 물을 이용하여 모양을 잡으며 만듭니다.
따라서 내가 힘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모양이 휙휙 바뀌고 다시 말해 비뚤어지기도 쉽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물에 푹~ 담갔다가 꾸준한 힘을 줄 수 있는 장치(실, 젓가락, 무거운 책 등등)만 있다면,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똑바르게 모양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위 2가지 이유가 제가 라탄을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내가 손을 놓기 전까지는 '망쳤다', '되돌릴 수 없다'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 것!
라탄을 하면서 제가 사는 삶도 똑같다 생각하려 합니다.
내가 포기하기 전까지는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 잘못된 건 없다...라고요 :)
아직은 초초초초초초보인 저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라탄 실력도 늘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취미 생활을 하고 계시나요?
저는 일단 라탄을 꾸준히 해보려 합니다.
+ 제 마음속 워너비 로망 취미♥ 중 하나는 아이패드 그림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도전해보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