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뭉클_#8. 인심과 함께했던 제주도 먹방

덤으로 챙겨주셨던 꽈배기, 조심스레 포장해주신 피자

by ㅇㅈluck

여행지에서 느낀 뭉클함, 제주도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제주도에서 한 달간 지내며 '요리'보다는 먹고 싶은 걸 많이 '사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밥도 해 먹고, 반찬도 해야지... 란 생각으로 간 건데, 맛있는 게 너무 많은 제주도에 여행을 왔으니 그냥 그것들을 하나씩 격파(?!)해보자란 생각으로 한 달을 지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 감사하게도 따뜻한 인심을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몰아서 해보려 합니다.




#8. 혼자 여행 왔어요? 맛있게 먹어요!


※ 주의

분명..."인심"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뭔가 쓰다 보니 "먹방"일지의 느낌! 배고프신 분들은 식사 후 읽어주세요♥



1) 대정 5일 시장_꽈배기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엄마 손을 잡고 재래시장에 많이 갔었다. 가게에 들어가면 물건 사는 시간보다 수다 시간이 더 길어 도대체 집에 언제 갈 건지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 오래전 기억을 가진 내가, 정말 오랜만에 제주도에서 5일장에 갔다.


어두운 하늘, 태풍 상륙을 앞둔 날이었다. 여러 가지 먹을 게 많은데 대정 5일장은 호떡집과 꽈배기 집이 유명하다. 원래 계획은 시장 바로 뒤에 바다가 있어서 천천히 시장 구경도 하고, 바다도 보려고 했는데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갈 예정이라 빠르게 구경 후 꽈배기를 사러 갔다. 사실, 혼자 먹는 거라 많이 살 계획이 없었는데... 튀김 냄새에 현혹 당하여 나도 모르게 여러 개를 주문하고 있었다.


나 : 찹쌀도넛랑 꽈배기랑 이거랑 저거랑 다 주세요!
아주머니 : 하나 더 줄게요, 맛있게 먹어요~
나 : 네, 감사합니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그냥...그 시장의 분위기가 너무나 따스했다. 실질적으로 날씨는 매우 좋지 않았고, 돌아올 땐 비가 쏟아졌지만 '날짜에 맞춰 시장에 다녀오길 잘했다, 한 번 더 갈걸...'이란 생각이 아직도 든다.


5일 시장은 약속한 날짜에만 열린다. 텅 비어있던 공간에 약속한 날에 맞춰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래서 그런지 특유의 활력, 따스함, 반가움을 느낄 수 있다. 나도 잠깐이지만 그 분위기에 동화되었던 것 같다. 날씨는 흐렸지만, 마음은 참 따스했다.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4.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3.jpg
꽈배기 사오자마자 반찬 뚜껑에 놓고 우걱우걱 먹었다. 혼자 먹기엔 많은 양을 샀다 생각했는데...아니었다;;
KakaoTalk_20210110_220943270.jpg
KakaoTalk_20210110_220943270_01.jpg
태풍이 정말 무섭다는 걸 제주도 여행에서 처음 느꼈다 (숙소 옥상에 울타리가 모두 날아갔다)


2) 조심스레 포장해주신 피자

맛집을 하나하나 격파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라 대부분의 식당은 1번만 간 경우가 많은데, 너무 맛있어서 2번 간 식당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이 파스타&피자집!


숙소에서 걸어가기엔 좀 먼 거리였지만 (1시간 정도) 비가 정말 억~수로 쏟아지던 날도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서 다녀왔을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8.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7.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9.jpg


처음 식당에 방문한 날, 나는 혼자였지만 파자와 파스타가 너무 먹고 싶었다. 그래서 주문하면서 슬쩍 사장님께 여쭤봤다.


나 : 사장님, 포장은 안되지요?
사장님 : 네, 포장은 안되어요.
나 : 혼자 왔지만, 피자와 파스타 모두 먹어보고 싶어서 여쭤봤어요. 알겠습니다!
사장님 : 혹시 가져가시는 거리가 가까우신가요? 정식 포장은 아니지만, 멀지 않으시다면 포일로 남은 음식 싸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나 : 오! 정말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저 그럼 파스타랑 피자랑 다 주세요~
사장님 : 네!


다 먹고 난 후 사장님은 포일로 남은 피자를 정성스레 싸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왜 이런 소소한 것에도 뭉클해하고, 행복해했을까?란 생각이 든다. 아마 혼자 긴 여행을 갔기에 사람과의 소통 자체가 좋아서 그랬을 수도 있고, 내 마음이 평상시 굉장히 무뎌져 있다가 여행지에서 풀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외부의 자극에 '무뎌지려고' 계속 노력을 하는 편이다. '감정 소모'를 하지 않기 위해, 평온한 내 상태가 외부 자극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다양한 이유로 노력을 한다. 이 노력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기도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놓치게 하기도 한다.


여행을 가면, 날 지키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조금 덜한다. 생각을 비우고, 외부 자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한다.

여행이니까, 힘들어도 돼!
여행이니까, 호구짓 당할 수도 있지!

'여행이니까,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란 그 마음이 사소한 행복에 웃는, 평상시에는 잘 보지 못하는 약간은 바보스러운 나를 불러들인다.



+ 제주도의 맛있는 음식들♥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15.jpg
KakaoTalk_20210110_214510031_04.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11.jpg
KakaoTalk_20210110_214510031.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13.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12.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1.jpg
KakaoTalk_20210110_214510031_01.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6.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5.jpg
KakaoTalk_20210110_214510031_07.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10.jpg
KakaoTalk_20210110_214626097_02.jpg





* '여행 뭉클' 시리즈를 쓰는 이유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yjluck/6



매거진의 이전글샛길_랜선 여행 추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