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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 에디터 Feb 13. 2021

중심이 기둥이 된다면

 중심은 언제나 나요. 그렇지만 중심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나는 내가 아니요. 우리 은하에서 탈출한 별이 되기도 하고 간판에 쓰여있는 한글의 획수를 모두  세어야 걸음을   있는 강박증 환자가 되기도 하지요. 음표가 되어 가곡을 여행하기도 하고 줏대 없는 시를 쓰기도 하지요. 후각과 미각이 일치가 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돼지머리에 진심으로 기도를 드리기도 하지요. 잠이 쏟아지는  순간에 아멜리에가 되어 파리의 새벽 신음을 가늠해보기도 하지요. 누군가의 눈에는 총명함이 결핍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그것은 나요. 바로. 소음의 중심에 서있는 나는 절대 나요. 가정의 소음과 층간 소음을 관리하는 모호한 무채색의 . 공상을 떠도는 수만 가지의 얼굴들. 평균값 조차   없는 다량의 중심인물, 화제 인물. 방금의  내가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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