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가지런히 놓여있는 식탁보 속
날카로운 칼날의 자태를 봐
넌 할복했던 사무라이가 아니야
넌 이유도 모른 채 기도가 찔려 죽어야만 했던 동네 여중생이랑 다르다 이말이다
솔직해지지 못한다는 건
칼을 꺼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해
그니까
너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어릴 때 본 새의 환영이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고
내 입에서 나오기 시작할 때
결심했지 난
아직 새를 눈으로밖에 본 적 없는 자들을
교화하겠어 난
아이야 아이야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솔직하지?
새요 새!
이 단어는 말하기가 참 편하여요
자음이랑 모음 얼추 맞춰놓은 것 같이
요놈 잘했다
넌 이제 솔직한 사람이 됐어
그래서 나머지는 가질 수가 없다
하나를 터득한 자는 나머지를 위해 죽는다
아이야 아이야
명일엔 자유의 칼날을 너의 목에 대주마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너는 담장 속의 새가 아니야
새를 알긴 해도 새는 아니다 이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