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나라 현미경님,
있잖아요
그 사람은 참 쉬웠어요
굽기도 쉽고 말리기도 쉬웠어요
빨간 노을이 떠오르는 날에는
절 언제나 데리고 왔구요
안아달라 하면 업어주는
고집이 센 사람이었지요
하루는 비가 와서
같이 우산을 썼어요
한 우산 밑 두 사람이었지요
그 사람은 더 이상 나를 위해
우산을 들지 않았어요
혼자 우산을 사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전 슬픔의 끝에
처음 와보았어요
이것이 그 정이라고 하는
그것일지두요
굳이 사랑하지 않았어도
오만하게 느껴지는
벼랑 끝의 자존심일지두요
그냥 그저
사랑해서 부르는
애가라고 해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