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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에서 차량용 스티커 갱신하기

시카고가 궁금해 (25) 배기가스 검사 2년마다, 스티커는 매년 교체


발단은 ‘번호판 스티커’(Plate Sticker)였다. 이게 1년이 훌쩍 지나 만료 임박해서야 ‘갱신’에 분주하다. 올해도 마찬가지, ‘내 이럴 줄 알았다, 우물쭈물하다’ 번호판 스티커 갱신을 불과 며칠 남겨두지 않은 날, 마음과 손가락이 분주해졌다.

오른쪽 위 귀퉁이에 붙은 노란 딱지. 기한 내 리뉴 안 하면 벌금. /사진=구글 검색 결과

만료일 9월 30일. 그 직전 주 토요일 오전 ‘위기의식’을 느끼고 이것저것 검색을 시작했다. 일단 어디서 사는지, 얼마인지가 궁금했다. 매년 갱신하지만, 할 때마다 구입처가 다르다. 그래서 DMV가 제일 싸다고 하지만, 지난해에는 역시 임박해서 ‘환전소’(Money Exchange)에서 구입했다. 현금 내면 더 싸다는데, 귀차니즘 카드로 했더니 십몇 불 인가 더 붙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그때만 해도 스티커 값 101불이었다.


검색해보니 올해부터 올랐다. 무려 151불. 세상에, 수요자 동의도 구하지 않고 무료 50%를 인상한 셈이다. 한국 같으면 들고일어났을 텐데, 여기 사람들 고분고분 다 수긍하는 분위기. 뭐, 나도 어쩔 수 없….


문제는 다른 데서 발생했다. 온라인으로 스티커를 발행하려고 접속했는데, 글쎄… ‘배기가스 검사를 받아야 살 수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 그러고 보니 배기가스 검사, 언제 받았는지 가물가물.


이 와중에 이사 오면서 주소변경 안 한다고 알게 돼 이것도 처리. 여기(https://www.ilsos.gov/addrchange/)에서 하면 된다. 주소나 이름 변경 후 10일 이내 변경 신청을 ‘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 뭐 순순히 처리. 단 4불(처리비용 3불에 ‘페이먼트 프로세서 피’ 뭔지 모르겠지만 1불 추가) 비용이 든다.


주소 변경 후 번호판 스티커 리뉴얼 클릭.(여기. https://www.cyberdriveillinois.com/departments/vehicles/onlinerenewals/home.html) 여기서 차량 번호판(또는 VIN. 차량등록증에 있다)을 입력하면 되는데, 나는 덜컥 ‘미안하다, 넌 배기가스 검사(IEPA emission test) 통과해야 해’ 이런 메시지가 떴다. 문제가 복잡해졌다. 배기가스 검사까지?


(일리노이 주법에 따르면 자동차 배기가스 검사는 출고 후 4년째 되는 해 첫 검사를 받아야 하며 이후는 2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검사에 통과하지 못한 차량은 수리 후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알고 있다. 아님 알려주시라…. 배기가스 검사받으라,는 통지는 우편으로 날아온다. 나 같은 경우 주소 변경이 안 돼서 안 온 건지…)


배기가스 검사 어디서 하는지는 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링컨샤이어에 있는 검사소. 여기서 번호판 스티커를 판다는 것도 안다.(자세한 정보는 여기. https://illinoisairteam.net) 그래도, 이날이 토요일. 날씨 좋은 날 꼭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직 며칠 남았고… 그러다 문득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코로나19 땜 스티커 갱신과 배기가스 검사가 연기됐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이게 화근, 그냥 그날 했으면 안 번잡했을걸.

배기가스 검사 채 5분도 안 걸린다. 한국과 달라도 많이 다르다. 이렇게 한다.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야. /사진=구글 검색 결과

근데 검색해도 ‘갱신 연기’ 관련 최근 기사는 없었다.(못 찾은 건지…) 다만 지난 5월인가 한동안 문 닫았던 배기가스 검사소 문을 다시 열면서 ‘검사 만료일 3개월 유예’ 기사는 있었다. 이게 적용되면 9월 만료인 나도 올해 안에만 한다면 된다는 얘긴데… 게다가 번호판 스티커는 10월까지 갱신하지 않아도 된다는 최근 기사. 이래저래 ‘그럼 오늘 안 해도 되겠네.’ 결국, 그날 안 갔다.


출근했는데 직장 동료 “배기가스 검사받으러 간다”라고. 염치 불구, “연기된 게 맞는지 물어봐달라” 부탁. 그런데 이 분 왈, “나 10월 만료인데, 그날까지 배기가스 검사받으라고 통지 날아왔어.” 제때 받는 게 좋을 거라는 조언. 이런.


그게 월요일. 이제 만료까지는 이틀 남았다. 당일 갈 수는 없고, 일단 다음날 1시간 조퇴하고 갈 심산. 이튿날 배기가스 받으러 다녀온 동료 “1달 연기된다던데, 근데 정확한 거 아니니 이왕이면 제날짜에 받으세요” 이런2.


(근데 10월까지 유예되는 거 맞음. 배기가스 검사 사이트에 ‘If your vehicle is due for testing and your plates are expired, please test at your earliest convenience. Waiting until the end of October, when the SOS registration extenstions are expected to end, could result in heavy traffic and long wait times.’이렇게 쓰여있다. 10월까지 기다리면, 차량 폭주할 테니 미리미리 받으시라, 불라불라)


평일 오후 7시 30분까지 한다니 그럼 제 때 퇴근하고 가면 되겠네, 했는데 배기가스 검사장 문 여닫는 시각을 구글 검색한 후배, “저녁 6시까지 하는데요?”. 이런3. 그리고 후배 왈 “아침 8시 오픈하니까 출근 전 다녀와요.”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래서 다녀온 게 9월 30일. 9월의 마지막 날이자 갱신 유효 마지막 날. 8시 전 도착하려고 일찍 출발했더니 15분이나 전에 도착했다. 세 줄 라인에 벌써 차량 몇 대가 내 앞에서 대기 중이었다. 차를 구입하고 몇 년 째인가, 검사를 안 받아봐서 가물가물. 더욱이 코로나19 방역 땜 절차가 일부 변경됐다고 하던데, 스티커는 그냥 여기서 사는 게 낫겠지… 등등 기다리면서 여러 생각.

내 차례가 됐다. ‘오라이 오라이’(!) 직원 손짓 따라 차를 진입해 어느 지점에 세우면 딱 하나 물어본다. “몇 마일 뛰었냐?” 그리고 문 열어두고 차에서 내리라고 한다. 예전엔 그 옆 부스에 들어가 대기했는데, 코로나19 땜 부스 옆에서 대기하라고 한다.


딱 5분. 끝났다고 차에 타라며 직원이 ‘통과’ 적힌 종이를 준다. “스티커는 어디서 사나?” 물었더니 돌아나가 오른쪽 사무실에서 구할 수 있다고. 괜히 물었다. 스티커 리뉴얼 안내 종이도 함께 준다.


여기도 먹고살아야 하니 스티커 정가 151불에 7.5불 수수료가 붙는다. 토럴리 158.5불. 그래도 ‘익스체인지’보다는 싸다. 현금은 안된다. 카드만 받는다. 안내장에도 그렇게 적혀있다. 그리고 창구 앞에 서면 직원이 불라불라 여러 말을 한다. 7.5불 더 내야 한다, 현금 안 받는다 등등 뭐 그런 얘기다. 그냥 카드 내밀면 된다.


그렇게 받은 차량용 스티커.

사무실 나서자마자 바로 옛 스티커 위에 리뉴얼 스티커 붙였다. 비로소 안심, 1년 벌었다. 그래서 배운 교훈. “할 거, 미루지 말자.” 또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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