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궁금해 (8) 넷플릭스 공개, 어쩔 수 없는 망작
1. okja, Netflix original film
어쩔 수 없이 망작이다. 영화에 대한, '옥자'란 캐리커처에 대한, 특히 봉준호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 그 몇 배 망실감이 더 클 것이라는 데 한 표.
"옥자 보고 있는데 엄청 보링하네요. 집중도 팍팍 떨어지고. 왜 저걸 저렇게 찍었나 싶기도 하고. 음악은 넘 판박이. 1시간 10분이나 봤는데. 이제 51분 남았는데. #망작인가요"-'옥자' 보다 어느 단톡방에 남긴 감상평
넷플릭스로 봤다. '올라왔다'길래 넷플릭스 들어갔는데 메인에 안 떠 'ok...' 검색해서 봤다. '옥자'가 뭔지는 이미 이곳저곳 소개로 알고 있었다. 과학의 힘으로 탄생시킨 '육질 좋은' 슈퍼 돼지. 10년 전 26명의 농부들에게 분양된 슈퍼 돼지 종자 중 베스트. 이를 둘러싼 동물보호단체(ALF)와 탐욕 기업 미란도(맞나?) 간 '뺏고 뺏기기'. 그 중간 옥자와 함께 자란 한국 소녀 '미자'의 의미 없는 좌충우돌. #한국어_영어_공용
결국, 구한다. 근데 그 과정에 긴장감도, 감동도 전혀 없다. 그냥 짜인 각본대로 씬과 씬이 잡음 없이 병렬되는 느낌. 그냥 만들어진 대로 관람하다 보면 다소 지겹게 두 시간이 지나간다.(중간에 몇 번 끊고 싶은 욕망. '시작했으니 끝내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넷플릭스 투자가 적었나. 무대도 제한적이다. 한국 산골과 뉴욕 협소한 퍼레이드. 누추한 연구소. 그게 다. 옥자를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구해내는 씬. '베스트 슈퍼 돼지'라더니 금돼지에 '홀딱' 양보해 버린다. "You have a deal"이라니. 금돼지가 값 더 나갈 거라니. 그럴 거면 수백 마리, 수천 마리 슈퍼 돼지들 놔두고 뭐하러 그 고생하며 옥자를 데려왔나...
이런 비교. 어느 장면이었더라. 시계 장치 오렌지(A Clockwork Orange; 1971)의 묵직한 경쾌함을 기대했다면 그것도 실패다. 음악도 약간 그런 냄새를 풍겼지만, 영화 전체를 불온한 경쾌함이 관통하는 그런 명작의 어설픈 흉내내기에 그쳤다. 아쉽다.
두 시간 1분짜리 영화. 뉴욕 가기 전 한국서 1시간 10분, 뉴욕에서 40분. 그리고 7분여 엔딩 크레디트. 이후 자투리 서비스 컷(쿠키 영상)이 나온다는 건 보너스(뭐, 빅재미는 없다).
누가 그런다. 봉준호도, 박찬욱도 자의식만 과잉이라고. 불편한 영화, 때로 부족하기까지 하다고. '옥자', 이 정도라면 이런 평가 박한 건 아닐 듯.
#그래서_고기먹지말자는거? #보이는모든육고기가_옥자 #그래도옥자_CG는최고 #틸다스윈튼_봉감독페르소나 #릴리콜린스_새발견 #미국내영화관상영_글쎄 #주관적인평가예요_악플은속으로 #봉감독다음영화를_기대합니다
*덧말: 사실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든, 티브로 볼 수 있든 관객에게는 별 중요한 문제 아니다. 가서 보느냐, 누워서 보느냐 차이뿐. 영화가 좋으면, 어디서든. 밥그릇 싸움이야 이해당사자들끼리 하면 되는 거고. #그래도_영화관에서봐야영화_이생각은반대
22:48. 0628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