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궁금해 (7) 한국 운전하는 것과 다른 것 몇 가지
시카고(미국)에서 운전하기는 마치 서울 같은 다운타운을 제외하고 말 그대로 '식은 죽 먹기'다. 일단 차로가 넓다. 한국의 1.3배 정도? 뭣보다 차가 없다. 물론 출퇴근 길 정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디든 내 차 갈 곳, 세워둘 곳 '닿을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된다. 고등학교 때 운전면허 따는 게 필수라니 차 없으면 어디 못 가는 미국 특성상 '차와 한 몸'은 어쩔 수 없다.
#차없으면정말아무것도못한다 물론 여기도 우버나 리프트가 활성화돼 있다. 술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 음주운전 걸리면 패가망신하는 이곳 엄격함 때문에 요즘 우버 많이 이용하는 추세. 택시의 절반 가격이라니 안 쓸 이유가 없다.
차를 두고 와야 하는 건 문제. 그래서 와이프 동행이 많다. 순전히 '기사용'이다. 물론 혹자는 부부 애정. ㅎ 술 먹고 차 안에서 자면 되지 않느냐. 그랬다간 바로 수갑 채워져 경찰서 끌려간단다. 지인이 전하는 몇 차례 경험담. 대형 몰이나 공원 주차장 등에선 일몰 후 차 있으면 검문 대상. 이래저래 '술'은 차와 상극이다. #트럼프이후더심해졌다
미국 운전 한 지 2년 가까이. 한국과 뭐가 다른지 틈틈이 적어놓은 것 대방출. #많이다르다 그중 몇 가지.
-가장 중요한 것. 벌금이 크니 더더욱. 빨간불에서 우회전 금지(No turn on red). 이거 중요하다. 이 표지가 없거나, 있어도 바로 아래 '거주자 횡단 시' '학생 등하교 시' 이런 '조건'이 있을 때는 상황 하락되는 대로 우회전 가능. 그러나 이 표지판만 있다! 그러면 반드시 서고, 초록불 혹은 내 방향 초록 화살표가 켜진 후에만 가야 한다. 문제는 어느 곳 잘 안 보이는 곳에 이. 표식이 있다는 거. 위반 시 100불. 몇 년 새 서버브에도 부쩍 많아졌단다. 재정 고갈된 주 정부 혹은 각 시에서 세금 걷기 위한 세금 꼼수란 지적도 많다. 어쨌든 걸리면 개피 본다. 얄짤 없다. #절대주의
-그리고 처음 운전할 때 가장 헷갈렸던 거. 여긴 무조건 파란불에서 '비보호 좌회전'이 가능하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는데 파란불이면 한국은 정지선 안쪽에서 좌회전 신호 떨어지길 기다린다. 여긴 안 그렇다. 일단 슬금슬금 차 대가리 교차로 안쪽으로 뺀다. 그래 놓고 맞은편 직진 차량 안 오면 내 신호인 양 마음껏 좌회전. 그러다 신호 바뀌면? 이게 참 웃긴 게 노란불에서 빨간불 바뀌는 그 찰나 슬금슬금 나가 있던 차량 두 대까지는 좌회전이 허용된다. 정말이지 암묵적 합의에 의한 교통 흐름. 이게 깨지면? 그래서 교차로 사고가 많다. 노란불 바뀌었는데 맞은편 직진 차량 안 멈추고 좌회전 차량 차 돌리면 그대로 꽝. 인지능력 떨어지는 노인들 사고 그래서 적지 않다고.
처음 노란불 바뀌었을 때 좌회전 안 했다가 뒤에서 빵빵 얼마나 당황스럽던지. 이게 익숙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물론 경험 쌓이면 너무 자연스럽다. 합리적으로도 보이고.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여긴 중앙선 개념이 없다. 막 넘어선다. 근데 이게 '합법'은 아니란다. 그렇다고 불법도 아니다. 단 경찰이 보면? 대부분 묵인하는 걸 보니 그냥 일상 '암묵적 합의'의 교통질서 일환이다. 그러나 비보호 좌회전도, 중앙선 개무시 좌회전도 사고가 나면 모든 건 유발자 책임이다. 엄청 손실이 크단다. '놔두되, 책임은 톡톡히' 이런 원칙인 듯. 단, 중앙선 넘나드는 것도 약간 높이 있는 블록이 있는 불가. 무엇보다 어린이 보호구역은 철저 준수.
-여긴 U-turn이 없단다. '유턴 금지' 표시가 간혹 있는 걸 보니 가능은 한가 본데, 다들 권하지 않는다. 그래도 살짝살짝 가끔들 한다.
-제일 좋았던 거. 가장 선진교통문화로 얘기되는 이 것. 학교버스 얘기다. 일단 학교버스가 서면 그 차로는 물론 건너편 차로도 다 서야 한다. 1차선일 경우 반대편 1차선은 '무조건. 애가 길 건널 것 대비한 처사다. 물론 요즘에는 차로 넓은 곳 건너편 차들은 정지 안 한다. 그래도 이쪽 차로 일제히 서는 걸 보면 므흣하다. 그렇게 서는 건 나도 늘 기분 좋은 일이다.
-미국은 경찰 등 공권력의 힘이 크다.(군인, 소방관 등 제복에 대한 존경과 평가가 대단) 그 연장. 소방차나 앰뷸런스 등 긴급 차량이 소리도 요란하게 지나갈 때 상•하행 모든 차량이 그 차 지나갈 때까지 도로 한켠에 멈춤 해야 한다. 처음엔 많이 신기했다. 하다 보니 사이렌 소리 들리면 자동적으로 갓길 차 세우게 되더라.
-비슷한 거. 사거리 신호등마다 긴급차 지나간다는 걸 알려주는 아주 빛 밝은 작은 라이트가 달려있다. 그게 환히 켜있으면 차들 다 멈춤. 소방차 등이 지나가야 비로소 얼음 땡, 차들이 움직인다.
-학교 버스 등 대형차량은 무조건 건널목에서 정차 후 출발해야 한다. 처음엔 '고장 났나' 생각했다. 이것도 안전 우선 때문.
-공항 택시는 공항 밖에 손님을 내려주면 빈 차로 공항에 가야 한단다. 그래서 더블 요금 차지. 시내 택시도 공항 가면 손님 못 태우고 와.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기 위한 것. 분업은 확실해 보인다.
-고속도로 휴게소 여기서는 '오아시스'(OASIS)라고 한다. 누가 지었는지 참 잘 지었다. 원뜻 오아시스는 물 급한 사람에게, 여기 오아시스는 물 빼려는 사람에게^^
-한국에 '하이패스'가 있다면 여긴 '아이패스'(i-Pass)가 있다. 주얼 오스코 등에서 파는데 기기 하나에 5명(4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다 쓰면 등록된 통장에서 정해진 액수만큼(난 30달러) 자동 충전된다. 요즘 고속도로마다 이런 걸 설치하고 있다. 톨게이트가 필요 없다.
고속도로 통행료 구간 거리와 무관하게 정액제란다.(확인해야)
-고속도로 이름에 식별 숫자 외 다 사람 이름이 붙어있다. 사람 이름으로 고속도로 외우는 사람은 방송국 도로 상황 안내하는 리포터일 뿐(이라는 나만의 생각). 30년 넘게 산 지인도 모른다.(안 외운다)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이용이 허용된다.
-주유소가 다 셀프다. 이렇게 백퍼 바뀐 지 몇 년 안됐다고. 그냥 카드 넣고 쑥 뺀 다음 원하는 등급 기름 선택하면 끝. 딸칵 다 넣었으면 호스 뺄 때 들어 올려 기름 누수 막는 건 삶의 지혜.^^
-웨이즈와 구글맵. 운전한다면, 특히 미국 지리 모른다면 이 내비 앱은 필수. 처음엔 구글 맵을 썼다. '자동차 길 안내의 편리성은 상상을 불허한다, 초행길, 이거 하나면 끝. ' 이렇게 평가했다. 그런데 지금은 '웨이즈'(waze)를 쓴다. 배터리 엄청 많이 먹는 큰 단점에도 불구하고 웨이즈를 쓰는 이유는 두 가지. 중앙선 좌회전 등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과, 이용자 참여형 업데이트로 구석구석 빠른 길을 안내해준 다는 것. 구글맵이 중앙선 넘나드는 운전을 추천하지 않는 걸 보니 이 행위가 '합법'은 아니라는 방증 아닌가 생각.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웨이즈' 짱.
-우체국(USPC) 차량'만' 운전석이 오른쪽이다. 우편물 넣고 빼기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는 설명. #운전하기힘들지않나 그리고 우체국 차량은 운전 시 우회전만 한단다. 절대 좌회전 못하도록 했다고. 이유는 들었는데 까먹었다. 확인되면 다시 추가.
-시카고에서는 스노체인 착용이 '불법'이란다. 도로를 훼손하기 때문이라는데, 그럼 어쩌냐고? 돈 워리. 시카고가 제일 잘하는 것 중 하나. 눈 치우는 일이다. 눈이 새벽에 왔다, 그러면 몇 시간 뒤 출근길 언제 눈 왔냐는 듯 도로 싹 치워져 있다. 주로 히스패닉 계열 사람들이 맡은 일인데, 눈 치우는 장비 갖춘 차량을 개인 보유하고 있어 눈만 오면 튀어나와 정신없이 치워댄다. 그리고 정부에 청구. '눈 안 오면 정부 재정이 한숨 돌린다'는 농담이 바로 이런 이유. 적지 않은 돈이 이렇게 눈 치우는 데 이용된단다.
-과속 탐지기 허용 않는 주가 있다. 일리노이는 허용. 타주 갈 때는 꼭 확인.
-오토바이 헬멧 착용은 여기선 강제가 아니다. 웃기는 건 선글라스 착용은 의무란다.
-한 가지 더. 오토바이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절경이라는 미시간 레이크 길 친구가 모는 오토바이 뒤에 타고 질주해본 경험 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바람은 얼마나 세든지 그때 떨어지는 줄 알고 솔까말 혼자 지렸다. #벌써 16년 전 얘기
-다운타운, 이런 거 잘 돼 있다. 공용 자전거. 제법 이용하는 사람도 많은 편.
일리노이 임시번호판. 이렇게 생겼다.
<계속 추가... 잘못된 거 알려주면 바로 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