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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Mar 25. 2024

노동인구 부족 현상 속 주거

목차


1. 지방의 노동인구 부족 현상

2. 일자리, 교육, 인프라 문제

3. 주거 문제로 인한 시작

4. 싱가포르의 공존 방법

5. 파리의 분산 전략

6. 보이지 않는 갈등, 지방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제


1. 지방의 노동인구 부족 현상


 통계청은 2072년이 되면 한국의 피라미드가 60세 이상이 두꺼워지는 역삼각형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것이 국가소멸로 귀결된다고 한다. 단지 소멸만이 문제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은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 해결책을 찾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해결책을 찾는 방향이 잘못됐다. 문제를 정의했다면 원인을 분석해야 하는데 단지 원인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라는 안일한 이야기는 누구라도 할 수 있겠다.

 왜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지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는 분위기는 이제는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언제나 문제는 개인적 원인과 사회구조적 원인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마치 개인적 원인만 존재하는 듯한 현금성 지원 대책과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만 적용되는 휴가 혜택은 사회적으로 문제라고 정의하고 개인적으로 해결하라는 말과 같다.

 국가 소멸의 위기는 단지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너무 많이 나아간 결과일 수 있지만 국경의 붕괴와 국가의 소멸은 다른 패러디임이 만들어지는 시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시대를 어떻게 현명하게 살아내야할지 기초 체력을 다져야하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서 살아남는 법을 모색해야하지 같이 공멸하는 길을 걷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을 써본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9/0005272562?sid=102


2. 일자리, 교육, 인프라 문제


 "인구문제는 규제나 정책만으로는 안 되고 디테일한 서비스로 풀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아래 참고한 기사에 실린 내용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이용관은 인구밀도를 낮추려면 지역에 풍부한 문화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스타트업 수십 곳을 입주시켜 미래 산업을 시도해보는 지역을 만드는 식의 접근을 제안한다.


 인구문제를 크게 연령과 지역구조, 그리고 외국인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돕는 스타트업부터 육아와 보육을 도와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지방의 주거를 보완할 수 있는 스타트업과 시니어 재고용을 위한 솔루션까지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는 외국인의 적응과 서로 받아들이는 과정 중에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필요하다.


https://m.mk.co.kr/news/it/10968891


3. 주거 문제로 인한 시작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노동인구의 특징을 살펴보면 왜 지방의 인구가 이동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방에서 살아본 경험이 적어 지방의 이야기를 말하기 보다 잘아는 지역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정확성을 높인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회다. 취업에 대한 기회 뿐만 아니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과 연결된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삶이 거의 없는 한국사회에서 그나마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 오면 다른 길이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다른 삶은 직업에 국한될 수 있지만 생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거의 형태부터 취향을 찾을 수 있는 특별한 상품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받기에 용이한 구조가 형성된다. 교통 측면에서 지하철이나 철도를 만들어도 손익분기점을 넘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을 모아야 하는 경우에도 워낙 인구밀도가 높으니 어떤 콘텐츠든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또한 수익으로 연결된다. 배달서비스의 경우도 다들 가깝게 살고 있어 싼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마디로 돈만 있으면 편하고 다양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거다.


 이런 편안한 삶에서 잃고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여유를 잃고 바쁜 삶에 익숙해져 돈이 있음에도 돈을 원하고 이미 삶을 잘 영위하고 있지만 더 좋은 삶을 꿈꾼다.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혹시 출퇴근을 자가용으로 하면서 생긴 기괴한 현상 이야기를 알고 있나? <출퇴근의 역사>에서는 길을 걸을 때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쉽게 부딪히지 않고 서로 잘 피해서 걸어다닐 수 있다고 한다. 길 위에서 걷는 문제로 인해 다투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 원인으로 몸을 움직이는 행위 중에는 여러 감각을 활용해 피할 수 있으며 그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응축된 에너지가 없다는 가설이다. 반대로 자가용을 통해 출퇴근을 시작하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운전을 시작하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리게 되어 성격을 알게 된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실제로 차도 위에서의 다툼이 많아졌고 그로 인한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주거형태를 보면 노동인구를 출생할 수 있는 대다수 사람들은 좁은 집에 갇혀 산다. 게다가 밖으로 나가 출퇴근을 하는 시간에도 차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다. 여유로운 공간에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 주거공간 옆에 주거공간이거나 상업공간인 경우 뿐이다. 사람 옆에 사람만 있지 빈 공간이 없다. 인구밀도가 많은 효율성을 가져다줬지만 여유는 없어졌다. 나는 주거 정책과 대책에 이런 요인을 간과했기 때문에 지금의 문제를 만드는데 하나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아니 부동산은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여러 문제를 야기시킨 범인이다. 


4. 싱가포르의 공존 방법


 싱가포르는 국토의 90%가 국유지기 때문에 한국과 조건이 다른 점을 감안하고 벤치마킹을 해야한다. 3대가 함께 거주하는 주거형태를 선보였는데 여러 세대가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에 찬성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치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지혜가 분명히 존재한다. 세대가 함께 사는 것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아이를 돌보는 역할을 시니어가 맡으면서 웃음과 활력을 덤으로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주거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안전이다. 경비원을 두거나 CCTV만으로는 안전을 지키는데 한계가 존재한다. 사람들의 눈이야말로 안전하게 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 경비원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시간대에 거리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야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새벽에 운동하거나 산책하고 출근하는 사람들, 오전에 학교에 가는 아이들과 이동을 하는 사람들, 오후에 학교가 끝난 아이들. 저녁에 퇴근하고 볼 일을 보는 사람들까지 말이다. 그러려면 여러 세대가 같이 사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그러려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많아야 하지 않을까. 대략적인 그림을 그리는 정책보다는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 직접 그 안에서 느끼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살고 싶은 동네로 만들어야겠다.


https://m.mk.co.kr/news/economy/10969751


5. 파리의 분산 전략


 <제3의 장소>를 쓴 레이 올든버그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티에 리외'이다. 제1의 장소인 집, 제2의 장소인 일터와 학교 외에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새로운 공간을 말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여유를 만들어주는 장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파리 도심에서 40km 떨어진 작은 마을의 버려졌던 온실을 프랑스 정부의 '티에 리외' 프로그램을 통해 2020년 새 단장을 했다. 현재 프랑스 전역에 이와 같은 티에 리외가 3500곳까지 늘었다.


 프랑스와 같은 방식으로 공간을 만들자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다. 서울 내에서도 수도권에서도 지방 중소도시에도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그런 공간을 만들어서 운영까지 하느냐를 정해야 하는 조금은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건 새롭게 만든 장소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과연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냐는거다.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는 경제 성장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전쟁이야기부터 경제 성장까지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모든 사회적인 분위기가 노동인구의 감소를 불러일으키고 있다(아래 '최재천의 아마존' 유튜브 참고). 개인들에게 사회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티에 리외'는 사회적 절차를 통해 마련해야 한다. 지금 트렌드로 떠오르는 '웰니스'가 개인적 차원에서 여유를 만들어내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사회가 개인들의 힘에 의지해 생존했다면 그동안 받은 혜택을 돌려줘야 할 때다.


https://m.mk.co.kr/news/world/10964693

https://youtu.be/Ces-14ka0z4?si=voSF2dlx71jqXXYR


6. 보이지 않는 갈등, 지방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제


 지방 이주를 생각해봤던 사람들의 고민 중 하나는 적응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미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텃세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문제를 다루기에 앞서 지방으로 향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왔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이후 이동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 선주민과 이주민의 융합이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 기사에서는 화학적 융합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더 잘 융합되려면 촉매가 필요할 때도 있듯이 섬세하게 서로를 위한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권과 지방 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곳에 외국인 노동자가 자리를 잡고 노동인구로 활동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없다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위해 외국에서 노동력을 자유롭게 교류하기로 했던 솅겐조약을 참고해 '원아시아 솅겐조약'을 전략적으로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솅겐조약은 1985년 서독,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5개국이 국경을 개방하고 노동력과 물자를 자유롭게 교류하기로 결정한 협정이다. 앞으로는 임의적으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지정해놓은 국경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할 수 있다. 국경이라는 존재가 고립을 유도하고 융합을 방해한다면 과감하게 열어젖히고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여야 한다.


 지방에서도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것보다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벌어질 타격이 더 커야 한다. 그래야만 기득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선주민이 이주민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가 이주민이 가져다줄 이익이 크다고 다같이 느껴야 한다. 단지 이주민만의 이득이 아닌 선주민의 이득이기도 하다는 점을 말이다. 사회적인 합의가 전제되어야 개인까지 그 영향을 미쳐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그 와중에 지방의 주거는 새로운 개발을 주도하기보다 원도심을 회복시켜야한다. 기반시설을 새롭게 만들어 활동반경을 높이는 것보다 인구밀도를 높여 인프라 확충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구도심 재생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려면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긴 하다. 주인을 찾지 못하는 땅이나 방치된 건물주의 동의를 받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지방 토호들과 정치권의 유착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능성이 없겠지만 사회요구가 강하다면 원도심 개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조금은 희망을 가져본다.


https://m.mk.co.kr/news/economy/10969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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