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남대문 시장을 본 적 있나요?

by 노윤주
KakaoTalk_20200917_232939086_02.jpg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건물이 정말 낡았다.

어느 여름날의 새벽 출근시간이 한참 남은 시간 집을 나섰다. 꽃시장을 가기 위해서다.

남대문 시장 '대도상가'에 위치한 꽃 도매시장은 고속터미널 꽃시장과는 달리 아침 6시쯤 문을 연다.


서울에는 양재, 고터, 남대문 이렇게 세 곳의 꽃 도매시장이 있다.

남대문은 강북권에서는 유일하고, 또 소중한 꽃 도매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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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남대문 시장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 김치말이 국수다.

상가 바로 앞에 분식집에서 파는 국수 :)

원래 1,000원 이었는데 올해부터 1,5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어묵은 700원. 추가해서 먹으면 정말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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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 꽃시장과는 인연이 깊다.

나는 내가 기억조차 나지 않던 시절부터 이 시장을 들락날락했다.

우리 꽃집 이름인 '꽃들일랑'은 몰라도 '윤주'는 다들 아신다. 우리 엄마는 '윤주엄마' 우리 이모는 '윤주이모'로 불린다...

들를 때면 매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서 손에 쥐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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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은 고속터미널보다 시장 규모가 작다.

빠른 속도로 장을 볼 수 있다.

토요일이나, 오후에는 도매가 아닌 일반 소매 손님들이 많다.

집에 놓을 꽃을 사러 오거나,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꽃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다.


집에 놓을 꽃 한단(10송이)를 사거나, 대형 꽃다발을 만들려고 한다면

도매시장이 꽃집보다 훨씬 저렴하다.

다만 장미처럼 컨디셔닝이 필요한 종류는 피해서 구매하는 게 편하다.


반대로 일반 꽃다발을 사려 한다면

꽃집이 오히려 더 저렴할 수 있다.

내가 꽃집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렇다.


도매시장에서는 꽃을 한 단 단위로 구매해야 한다.

한 송이씩 섞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 포장비가 따로 드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KakaoTalk_20200917_232939086_07.jpg 이 꽃은 요즘 핫한 '옥시페탈륨'이다.

올해 여름 긴 장마와 태풍으로 꽃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2~3배 상승은 기본이다.


여름에는 원래 국산 꽃 화형이 작아진다. 올 여름에는 날씨가 습하기까지 해 최악의 재배 상황이었다.


꽃 가격이 너무 비싸서 도매시장 사장님들조차 감히 경매를 받아오지 못할 정도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뉴스에서는 아직까지도 팔리지 못한 꽃들이 폐기되고,

꽃 가격이 엄청 저렴해서 화훼 산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실이 아니다. 팩트체크가 덜 된 가짜뉴스다. 꽃 값 비싸다.

올해 초에도 싸지 않았다.


농가에서 수급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해 꽃을 출하하지 않고, 폐기했는데 또 너무 많이 폐기하는 바람에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었다.


모쪼록 좋은날이 와서 우리 가게도, 도매시장도, 농가도 웃음을 되찾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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