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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꽃집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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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윤주 Aug 20. 2022

이모티콘

������

꽃들일랑은 서울 성북구 안암오거리에 있다. 대학 상권이다.

고려대학교 학생이 가장 많고 가까운 거리에 성신여대, 경희대, 외대 등이 있다.

위치 특성 상 손님 대부분이 대학생이다.


코로나로 학부생들이 온라인수업을 듣던 2년간은 구매 연령층이 많이 높아졌지만

최근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하면서 다시 연령대가 20대 극 초반으로 낮아졌다.


젊은(또는 어린) 손님일수록 전화를 기피하고 채팅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카카오톡 채팅 상담은 거의 나 혼자 하고 있다. 사실 나는 채팅을 싫어한다.

본업 특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텍스트보단 빠르고 간단명료한 전화가 좋다.

그치만 내가 아니면 채팅 상담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온라인 상담은 오롯이 내 몫이다. 

이번주 시장에 어떤 꽃이 풀리는지, 시세는 얼마인지, 꽃 특성은 무엇인지

다 알아야만 상담을 해줄 수 있는데 빠른 답변도 중요하기 때문에 엄마랑 이모는 전화 상담만 맡고 있다.


요즘 가장 고민이 되는 건 이모티콘이다.

처음에는 여러 표정 이모티콘을 사용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 ������

그러나 PC로 이모티콘을 치기엔 무리가 있어서 그 뒤로는 웃음웃음을 애용했다 ^^


^^은 참 편했지만 요즘 젠지 세대는 이 이모티콘을 비꼬는 것으로 받아들이더라 아잇 참

그래서 최근에는 이모티콘을 모두 배제하고 물결과 느낌표만으로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로서는 참 편하다. 가식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좋아보인다.

내가 고객 입장일 때 상대방이 쓸데 없는 감탄사(오오, 앗, ㅎㅎ 등등)를 많이 쓰고 이모티콘을 도배하면 쉽게 지치더라.. 


채팅 네이티브 세대인 우리 주 고객들이 보기엔 너무 딱딱하거나 불편할까봐 걱정도 된다.

늘 느끼지만 대학가에서 장사를 하기란 정말 쉬운일이 아닌 것 같다.

대학생 감성과 체감 거리가 더 멀어질 수록 더욱 그러하다.


우리 손님 중 이 브런치를 아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겠지만, 

여러분이 싫어서 이모티콘을 안쓰는 건 아니랍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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