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재선 Feb 09. 2020

이 별을 만난 건 지난번 별에섭니다

이소라- 가사의 틈을 상상한다.  


이 별을 만난 건 지난번 별에 섭니다.

지난번 별은 어땠냐고요?

글쎄요... 뭐부터 말해야 할까요?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가웠어요

출렁임이 심한 건 그 별의 특징이었죠

튕겨져 나온 건 예정됐던 일이었어요.


발이 어디에도 닿지 않는 기분을 아세요?

그렇게 우주를 떠돌 때는요

떠나온 별이 가끔 블랙홀처럼 느껴졌어요

조금만 멍해지면 스르륵 그쪽으로 빨려 들어갔으니까요


이 별을 만난 건 나에게 행운이었죠

다르게 숨 쉬고, 다르게 말하고

다른 재능도 하나쯤 가질 수 있는 별인 것 같아요


이 별에 도착해 처음 발이 땅에 닿는 기분은

조금 묘했어요.

몸은 내려왔지만 마음은 아직 붕 떠있는 기분이랄까요

적응이 안돼서 좀 비틀비틀 걸어 다녔죠.

누군가 와서 부축이라도 해줄까봐

가끔 가만히 웃고 서 있었어요.


이 별에 끌려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아요

수많은 별들 중에 이 별을 택한 건

나의 노래가 놓일 곳이었어요

내 마음이 이제야 노래가 되어 내려앉네요

이  별이 날 노래하게 해요.


이별이... 날 노래하게 하네요.




이소라 7집 Track 11 가사의 틈을 상상해

덧붙여 쓴 글입니다.

이소라씨 앨범이 나오면 마치 시집을 읽듯 가사부터

곱씹으며 읽어봅니다.

천재가수가 고독해지면 이런 글을 쓸까요?


세상엔 좋은 가사들이 참 많아서

그 틈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슬플 때 슬픈 노래를 찾아 듣는 건

내 마음과 동조할 수 있는 파동을 찾아

함께 그 마음을 해방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거겠죠.


그래서 우린 서로 미지의 동료입니다.   

제가 누군가의 글을 읽고, 노래를 들으며 

위로와 응원을 받듯이

제 글도 어딘가에 사뿐히 내려앉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공들여 씁니다. ^^




Track 11                    이소라 작사



이 별을 만난 건 지난번 별에섭니다

이제껏 산 것과는 다르게 살고 싶었죠

저 작은 별에서는 외계언어를 말하고

특별한 재능도 하나쯤 가질 수 있게

함께 우주에 뿌려진 우리

수많은 별 그중에

처음 마음 내려놓을 곳 찾아 헤매었죠


이 별을 만난 건 나에게 행운이었죠

한 번 스치는 별 아니

뭔가 다르게 더 이끌렸죠

한 때 우주에 뿌려진 나는

수많은 별 그중에 나의 노래

놓을 곳 찾아 헤매었죠

나의 마음 놓을 곳 그때

나의 노래 놓을 곳 찾았을 그때


 


그래픽 디자인 출처: Notefoli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