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부터 나의 글쓰기는 멈췄다.
정확한 시점을 잡기는 어렵지만 아마 결혼과 동시에 더 이상 '길고 감성적인 글'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새벽 두시가 가까운 시간, 음악을 틀어놓고 흐린 서재의 조명을 보고 있자니 문득 '새벽 두시 감성'이 여러 글들을 끄적거리게 만들었던 원동력이자 용기였다는 것이 기억났다.
사색의 즐거움을 빼앗아 간 것은 아마 현실에 현실을 추가해서 그려낸 억척스런 미래의 청사진 때문일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다양한 감정이 감성(이라고 쓰지만 그냥 망상 나부랭이 등을 말한다)을 입고 글로 표현이 되었는데, 지금 읽어보면 휴지통에 버리고 싶을 것 같지만 사실 또 그렇지만도 않았다.
배우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미래를 준비하는 ... 이 모든 과정들이 행복의 연속선상에 있긴 하나, 그 가운데 나는 "나"의 비현실적인 감성을 대부분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집어온 책
<도쿄카페>
혼자여도 괜찮은
날씨가 흐리면 더 좋은
커피가 맛있으면 그냥 그 자리에서 멍때리며 머물러도 하루가 아깝지 않았던
도쿄의 카페들.
난 둘이서 행복하고도
혼자인 듯 저렴한 감성놀이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이 세상도, 내 일기도 '그 시절'을 회복할 수 있을까?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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