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와 멀리 나란히
오월의 푸름은 무등산에 가 보아야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놀라운 일은 무등산에 가면 바로 푸름을 알게 된다는 사실이다. 푸름을 맞이하는 일에도 자격이 있다고 느낀다. 마냥 그 푸름에 젖었노라고 자만했던 며칠 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2015년 5월 29일, 평소에 체온이 낮은 내가 38.4도의 고열로 입원을 했을 때에 아직은 너도 나도 고열과 근육통의 무서움을 몰랐다. 주말을 넘기며 고열과 싸우고 다소 멍해진 얼굴로 퇴원해 보니 세상은 메르스의 공포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잠시 메르스와 멀리 나란히 - 불명열이란다.
처방은 무위도식, 특히 육식, 그리고 무교양이란다. 그렇다고 내가 죽어라 일만하고 교양있고 그런 사람이었다는 말은 아니다. 퇴원해서도 보름이 지났지만 이전과는 빛이 다르다. 빛만 아니라 소리도 다르다. 천천히 멀어져 가는 ... 일상의 꼬리를 붙들어 잡아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