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집단주의
Life is about winning, not necessarily about winning against others but winning at being you. And the way to win is to figure out who you are and do your best.
[2021 수능 19번]
인생은 승리에 관한 것이다. 다만 남과 대적하여 이기는 것이 아닌 자기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로 승리의 비결이다.
위의 내용이 바로 진정한 개인주의적 사고의 핵심중에 하나다.
작년 2020년, '가짜 사나이'라는 유튜브의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일종의 신드롬으로 이어져 평소 지도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두 명 이상이 모이면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정도였다.
'가짜 사나이'의 포맷은 대체적으로 의지력도 없고, 체력도 없는 유투버 출연자들이 한국의 최정예 부대 중에 하나인 UDT 부대 출신의 조교들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으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였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비교적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UDT 부대의 생활과 활약들을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조교들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게 된 점이었다. 또한 출연자들이 그 힘든 훈련을 견뎌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몰입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예능이 아닌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던 이 프로그램은 공중파 방송에서 절대로 볼 수 없었던 강도 높은 훈련의 모습이 날 것 그대로 보였다. 보다 자극적이고 솔직한 콘텐츠를 원했던 요즘의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특히, 한 교포 출신 조교가 훈련 중에 던진 말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유행하게 되었다.
"넌 개인주의야!"
본인이 힘든 것만 생각하고, 다른 동료들을 챙기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내뱉었던 이 말은, 교포 출신이어서 나올 수밖에 없는 그의 어눌한 한국말 억양과 함께 묘한 재미를 더해 큰 인기를 끌게 되었고, 내가 접하는 모든 중고등학생들도 자기만 아는 행동을 하는 친구를 볼 때마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과연 자기만 생각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 개인주의적인 모습인 걸까? 결코 아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해서 생긴 말임에 틀림없다. 위의 조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헷갈려한다.
Conventional wisdom in the West, influenced by philosophers from Plato to Descartes, credits individuals and especially geniuses with creativity and originality.
[2021년 수능 모의평가 9월 23번]
플라톤과 데카르트에 영향을 받은 서양의 관습적 지혜 중에 하나는 창의력과 독창성은 결국 한 명의 개인, 즉 한 명의 천재에게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개인주의 (Individualism)에 관한 관점은 윗글처럼 그 뿌리를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두고 있다. 집단보다는 개인에 더 중점을 두고 사회현상을 바라보며,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용어는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을 거쳐 근대 자본주의 발달에 발맞춰 널리 정착되었다. 개인주의는 모든 세상의 중심이 결국 각 개인이고, 이 개인들이 모여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며, 사회와 문화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개인에게 주어지는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반대되는 관점이 바로 집단주의(Groupism)이다. 집단주의는 개인보다는 전체, 즉 사회와 공동체가 우선시 되고 각 개인의 희생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관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In collectivist groups, there is considerable emphasis on relationships, the maintenance of harmony, and “sticking with” the group. Members of collectivist groups are socialized to avoid conflict, to empathize with others, and to avoid drawing attention to themselves. In contrast, members of individualist cultures tend to define themselves in terms of their independence from groups and autonomy and are socialized to value individual freedoms and individual expressions.
[2020 고3 10월 전국연합 30번]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집단 간의 관계, 화합의 유지, 상호 간의 친밀함에 강조점을 둔다.
집단 주의자들은 집단 구성원 간의 갈등은 피하고, 서로를 공감하고, 자기 스스로에게 오는 관심은 피하라는 교육을 받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독립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며,
개인의 자유,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방점을 놓는다.
개인주의는 서양에 뿌리를 두고, 전체주의는 동양에 그 뿌리를 둔다는 점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통적으로 내려져 오고 있는 이러한 관점들의 뿌리를 연구하는 수많은 책과 논문이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관한 관심은 뜨겁다.
더 깊게 들어가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자체를 양분하는 것이 너무나 지나친 이분법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모든 사회는 개인주의적 관점과 집단주의적 관점이 적절하게 각 사회 특성에 맞게 로컬화 되어 균형을 맞추며 유지된다.
개인주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되었다면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이기주의(Selfishness, Egoism)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이기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는 이념이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희생시킬 수도 있음을 정당화한다. 이기주의는 이익의 추구라는 관점에서 득과 실에 관한 것이며, 개인주의는 중점이 사회냐, 개인이냐에서 개인에 두는 사상이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구별을 쉽게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다.
100만 원을 두 사람이 나눠야 할 때, 개인주의는 어떻게 자신의 몫을 더 많이 차지할지 고민하는 반면에, 이기주의는 어떻게 하면 100만 원을 다 챙길 수 있을지 고민한다.
물론 이 또한 사회, 문화마다 다르다는 관점도 있다. 일부 문화에서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바로 이기주의적 성향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개인주의가 집단주의와 함께 비교되고, 또한 이기주의와의 구별과 유사성까지 연구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이 문제들을 단순한 방정식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학문적인 깊이가 심오한 내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있는 내용에 접목 시킨다면 훨씬 더 편하고 쉽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이다.
All athletes have an innate preference for task- or ego-involved goals in sport. These predispositions, referred to as task and ego goal orientations, are believed to develop throughout childhood largely due to the types of people the athletes come in contact with and the situations they are placed in.
[2020 3월 고3 전국연합 모의고사 34번]
모든 스포츠 선수들은 두 가지의 성향을 타고난다. 과업중심, 즉 팀이 먼저라는 생각을 하는 성향, 그리고 개인 중심, 즉 본인이 팀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성향이다.
이것은 어린 시절 누구와 함께 지냈는지, 어떠한 환경 속에서 지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유럽과 아메리카를 아우르는 서양 사회에서의 스포츠 스타들은 인터뷰 시, 자신의 공로와 업적을 자화자찬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스타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팀에게 공로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 수많은 시상식을 봐도 그렇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외모가 훌륭하다는 평가를 하는 인터뷰에서도 서양 사람들은 '고맙다'라고 말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부 동양사회에서는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자신을 낮추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단순히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어려운 용어인 개인주의, 집단주의, 이기주의의 구별은 인간이면 누구나 다 가질 수밖에 없는 공통된 성질이기에 더욱더 흥미가 더해진다. 한 사람, 한 사회, 한 국가마다 다 각기 다른 특징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이, 이 국가가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졌다고, 혹은 전체주의적 성향을 가졌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개인이건 국가건, 주어진 각기 다른 환경에 맞춰 어떠한 성향이 더 강하고, 약하냐의 문제, 어떠한 성향이 이 상황에서 훨씬 더 유리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당연히 어느 쪽이 더 옳으냐의 도덕적인 문제에서도 그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이것은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개인주의적 사회에서는 'right (권리)'라는 단어에 가치를 두고, 전체주의적 관점에서는 'good'(착함)이라는 단어에 가치를 둔다. 이러한 가치가 서로 상충되는 지점에서 딜레마가 발생하고, 이 책에서는 8장부터 10장은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넌 개인주의야!라는 말은, 이제 철 지난 유행어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넌 이기주의야!라고 말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그 말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올바른 차이점에 대해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음에는 틀림없다.
거의 1억 뷰를 남겨놓고 중단되었다는 '가짜 사나이'는 다시 제작 안 되는 것일까?
팬으로 내심 기대해 본다. 그동안 혹시 내 인성에 문제가 있는지 성찰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