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지문 속의 인문학>
편승효과

feat. 또래 압박, 확증편향

by 황 영
밴드웨건효과.jpg 출처 : CHA, 차 의과학대학교 소식지
How the bandwagon effect occurs is demonstrated by the history of measurements of the speed of light. Because this speed is the basis of the theory of relativity,
it’s one of the most frequently and carefully measured quantities in science.
[2021 수능 30번]

의역 : 편승 효과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빛의 속도 측정의 역사로 입증된다.
이 속도는 상대성 이론의 기초이기 때문에, 과학에서 가장 빈번하고 면밀하게 측정된 물리량 중 하나이다.


이 문제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 중에 하나인 밑줄 어휘 문제로 출제되었다. 주요 내용은 빛의 속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빈번하게 오차가 발생하고, 그때마다 실험자들은 뭔가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이미 기대하고 있었던 고정값으로 결과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어 오다가, 기대와 다른 실제 측정값를 보고 했던 용기 있는 자의 등장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지문이었다.


편승효과(Band-Wagon effect)란 어떤 선택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그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말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인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에 의해 처음 사용된 용어이며. 쉽게 설명하면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에서 타고 있는 마차(밴드왜건, Bandwagon)가 맨 앞에 서면 뒤 따라 긴 행렬이 이어지는 모습을 견주어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편승효과가 미치는 영향은 비단 위에 언급된 과학적 연구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나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가끔 학생들에게 도전의식과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상품을 걸고 학생들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 정답을 맞히는 모두에게 소정의 상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하곤 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판단되는 문제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실 정답을 골라내기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들이다. 그리고, 정답을 발표하는 방식은 비밀로 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씩 무작위로 정답을 소리 내어 말하게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항상 1등급을 놓치지 않는 우수한 실력을 가진 A가 정답을 먼저 발표하는 경우에, 그 정답과 같은 답을 가진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이미 맞은 것처럼 좋아한다. 그 반대의 경우는 더 귀엽다. 학생 중에서 다소 실력이 뒤처진 학생 B가 답을 먼저 이야기하면, 그 정답과 같은 답을 가진 학생들은 마치 틀린 것처럼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다시 문제를 살펴보고, 그 정답과 다른 답을 가진 학생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실 상품에 눈이 멀어 시작부터 나에게 들키지 않게 공부 잘하는 학생을 곁눈질하다가 정답을 커닝(정확한 용어는 cheating)하는 경우도 많다. 상품을 얻게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당한 방법은 아니지만 말이다.


편승효과가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 이것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이성적으로 이를 피할 수도 있어야 한다.


99443F3C5CBF346031.png 무분별한 편승효과는 청소녀의 탈개성화, 몰개성화를 초래한다. <출처 : 구글 이미지>




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용어인 편승효과는 수능과 모의고사에 또래 압박(peer pressure)이라는 교육심리학적 용어가 함께 자주 등장한다. 청소년 시절의 행동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심리적 요인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기는 또래 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가치, 이상 등의 원칙들을 세워 나가게 된다. 이 시기 동안, 또래 집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가장 강하게 형성이 되고, 친구 관계에서 배제될 경우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물론, 친구들을 통해 서로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배움을 공유함으로써 여러 상황에 대한 적응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자신의 주관보다는 친구로부터의 인정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의 개성(personality)과 개별성(individuality)을 잃게 될 우려도 생긴다. 여기에 편승효과가 더해지면서 자기 자신만의 자아 정체성 형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For many young people, peers are really important and can provde the norms which they want to follow.
[2019 고2 6월 모의고사]

의역 :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 또래는 정말로 중요하고, 젊은이들이 따라야 할 규범을 제공하기도 한다.



여기에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더해진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취하는 성향을 말한다. 즉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에는 신경을 끄고 외면한다. 이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인간은 다양한 의견에 귀를 열어야 발전하고 생존한다. 자신의 구미에 맞는 것만 취하게 되면 반드시 퇴보할 수밖에 없고, 이는 생태계가 우리에게 주는 진리이기도 하다.


People most likely to live in the tightest echo chambers are those with the highest level of education. It should be the opposite. A good education ought to teach citizens to actively seek out the opinions of intelligent people with whom they disagree,
in order to prevent the problem of “confirmation bias.”
[2020 고3 3월 모의고사 21번]

의역 : 오직 메아리 방에서만 사는 사람들은 높은 교육을 받았을 것 가능성이 높다. 절대 그 방에 살아서는 안 되고, 그 반대이어야 한다. 좋은 교육은 반드시 사람들에게 능동적으로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현명한 사람들의 견해를 추구하게끔 가르치는 것이다.
이것이 확증편향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기서 메아리 방(echo chamber)은 자신의 의견과 같은 사람들 하고만 지내는 것을 상징한다.



confirmation-bias-2.png


BjoKQKBCcAAwIlJ.jpg <출처 : 시계탑 네이버 블로그>



청소년들은 자신을 객관화시켜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그러기 위해 나와는 다른 또래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멘토(mentor)가 존재한다면 금상첨화다. 멘토는 부모, 스승, 선배들이 될 수 있고,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자신이 필요로 하다고 생각하는 그 멘토에게 사랑과 조언을 받으면, 정체성이 건강하게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성을 기반으로 확증편향도 피할 수 있고, 무분별한 편승효과 또한 피할 수 있게 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이 속담이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쓰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 긍정적인 또래 압박을 통해 편승효과를 얻고, 좋은 멘토를 통해 확증편향의 덫에 걸리는 것을 피하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이성적 판단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이상적인 장소, '강남'을 향해 전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걱정하지 말아라. 여러분을 도와줄, 언제나 여러분의 편이 되어줄, 여러분을 진정으로 응원하고, 사랑해줄 사람은 반드시 존재하니까.


Occasionally individuals do not merely come out as well as clearly state what is troubling them and instead select more indirect means of expressing their annoyance.
They understand their companion is irritated, but the absence of directness leaves them
without advice regarding what they can do to solve the issue.
<2021 수능 모의평가 6월 20번>

의역 : 가끔씩 개인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쉽게 말하지도, 명확하게 말하지도 못하면서, 대신에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고민을 표현하곤 한다. 가지고 있는 고민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충고를 해 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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