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지문 속의 인문학>
인류 최초의 문명 : 수메르

feat. 지구라트, 쐐기문자

by 황 영



Studying history is not about memorizing what we have been told―it requires us to investigate the past. Like a detective, we start with the easy, known pieces of information. Studying history trains us not to accept everything we read or hear as the truth. Instead, it trains us to use our critical thinking skills to get the full picture of the past. [2012년 9월 수능 모의평가 43번]

의역 :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들어왔던 것을 암기하는 것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과거를 조사하기를 요구한다. 탐정처럼, 우리는 쉽고 알려진 정보의 조각들로 시작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읽거나 들은 모든 것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우리들을 훈련시킨다. 대신에, 그것은 과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가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기술을 사용하도록 우리들을 훈련시킨다.


'History'(역사)라는 키워드는 수능과 모의고사에 셀 수 없이 많이 출제되었다. 출제자들이 이토록 끊임없이 역사를 알아야 한다며 강조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윗 지문에서 처럼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습득된 비판적 사고를 통해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과 모의고사 영어영역 출제자들은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국사보다는 세계사를 다루는 게 당연하고, 그중에서 인류의 근본을 탐구할 수 있는 고대 문명에 초점을 맞췄다. 그 양과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깊다. 한 단락, 한 지문이라는 한계 속에서 갇혀 단순히 그것만 읽고 넘어가기에는 아쉬움이 컸던 소재들이 너무나 많았다. 영어 지문 속에 담긴 세계사를 다룬다는 사실만으로도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인류의 최초의 문명, 수메르 문명이다.


2013010752534333.jpg 수메르 신전, 지구라트.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천년 먼저 지어졌다. <출처 : 나무 위키>


수메르 문명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출발점이다. 기원전 3500년부터 티그리스·유프라테스 두 강으로 형성된 메소포타미아 남부지역에서 살기 시작해서 기원전 3000년경에는 오리엔트 세계 최고의 문명을 창조하였다.


2013010743483998.jpg 수메르는 지금의 이라크 지역이다. <출처 : 나무 위키>


수메르 문명이 이룩한 업적은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넘어 신비로움에 가깝다. 혹자는 외계 문명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러시아 태생의 저명한 미국인 수메르 학자 ‘사무엘 크레이머’는 인류의 문명사, 문화사에서 최초의 중요한 것 27가지가 수메르인들의 발명품이라고 단언한다. 최초의 학교, 최초의 의회, 최초의 법전, 최초의 의학서, 최초의 창조론과 우주론, 최초의 사랑노래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업적을 수메르인들이 이뤄냈다.


281608627b.jpg <출처 : 예스 24>


실생활에 와 닿는 몇 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인류 최초의 '세켈'이라 불리는 화폐를 만들었고, (이 내용은 성경에도 나와있다.) 무역을 위해 배를 만들었는데 행선지와 용도에 따라 100여 종이 넘는 선박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옷을 만드는 방직과 직조 기술 또한 뛰어나 옷감에 염색을 하여 물들인 옷을 입고 다녔으며, 최초로 7 음계(도레미파솔라시)를 만들어 학교에서 음악을 교육했다. 자신들의 땅을 측정하면서 생긴 노하우로 기하학이 발달하여 원을 이미 360도로 표현했고, 곱셈, 나눗셈, 제곱, 세제곱을 구하는 법까지 알고 있었으며, 인류 최초로 12진법, 60진법, 음력을 만들어 사용했다. 게다가 그들의 도시에는 상하수도가 갖추어져 있었고,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어 사용했다.


Five thousand years ago, Sumerians in the Tigris-Euphrates valley had a calendar that divided the year into 30 day months, and the day into 12 periods.
[2011년 9월 수능 모의평가 35번]

의역 : 5천 년 전에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계곡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은 일 년을 30일로 이루어진 달로 나누고 하루를 12 단위로 나눈 달력을 갖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숫자에 대해 생각해 보자. 수메르 문명은 기원전 3500년부터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2021년에 살고 있다. 서기로 시작한 원년보다 3500년 더 과거에 일어난 일들이다. 즉 지금을 기준으로 5500년 전이다. 이집트의 3대 피라미드는 기원전 2550년 경에 세워졌다.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470년에 태어나 기원전 399년에 죽었다.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69년에 태어나 기원전 30년에 죽었다.


클레오파트라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보다도 더 먼 할아버지 뻘인 소크라테스의 책을, 자기 나이보다 2500살이나 많은 대피라미드가 보이는 궁전의 한 정원에서 한가로이 읽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는 피라미드의 신비로움에 관해 물었을 것이고, 그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너무 먼 과거라 아는 게 별로 없다고 말하며, 질문을 한 제자에게 그런 고대 문명보다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핀잔을 주었을 것이다.


소크라테스에게도, 클레오파트라에게도 고대 문명의 유물이었던 피라미드보다, 천년도 넘는 과거에 수메르인들은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며 사랑의 발라드를 흥얼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명백하게 수메르의 '지구라트'에 영감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구라트'는 '세워 올려진 탑'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성경에도 등장하는 바벨탑이 바로 이 '지구라트'를 의미한다. '지구라트'는 신전이었지만 신을 모시는 장소, 그 이상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을 발굴하면서 수많은 점토판이 발견되었고, 여기에는 위대한 도시건설과 함께 수메르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평가받는 인류 최초의 문자, 'Cuneiform(쐐기문자)'가 쓰여 있었다. 그 내용은 주로 무역을 포함한 상업적 거래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2013010749464141.jpg 점토판 <출처 : 나무 위키>


d677f295f1a4597957958f5b1d191782e96dcd264ab33f377e361636fb82d23d53ec2896d52d1fa6e408e720a37a36b4591b8d384c8d5dbf7b5a07e67e05b9d50abc90bae9ee17054187a2e310eb798a1266875273c6ba5c5eade2ba93a301c6a8fdea006ba2bf733d4c5d1106d643fb.png 쐐기문자 <출처 : 나무 위키>


In the classic model of the Sumerian economy, the temple functioned as an administrative authority governing commodity production, collection, and redistribution. The discovery of administrative tablets from the temple complexes at Uruk suggests that token use and consequently writing evolved as a tool of centralized economic governance. [2021년 수능 31번]

의역 : 수메르 경제의 전형적 모델에서 사원은 상품의 생산, 수집, 그리고 재분배를 관장하는 행정 당국으로서 기능했다. Uruk의 사원 단지에서 나온 행정용 (점토) 판의 발견은 상징의 사용, 그리고 결과적으로 글자가 중앙 집권화된 경제 지배의 도구로 발달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 여기서 사원은 '지구라트'이고, Uruk(우르크)는 수메르의 수도이다.


길가메시가 맥주를 사 가고 외상값 100 세컬 있음.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안 줌.
뻔뻔하게 200 세컬 더 빌려 달라고 함.
신제품 '바퀴'를 사야 한다며.
이번에도 제 날짜에 안 갚으면 그 '바퀴'로 업그레이 된
'전차'로 밀어버리겠음.
길가메시 두고 봐라!

* 수메르인은 맥주를 만들어 먹었다.(이것도 인류 최초의 맥주!)
맥주는 지금보다 도수가 낮았고,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먹었다고 한다.
S6X9CTGNBM5NM4GG1F6O.jpg 수메르인의 맥주 마시는 모습 <출처 : 구글 이미지>
Cap 2013-11-05 18-43-30-406.jpg 수메르 전차 <출처 : 구글 이미지>


발견된 점토들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지구라트'가 단순히 신을 모셨던 신전의 기능뿐만 아니라, 나라의 행정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지구라트'가 곳곳마다 있었던 것으로 보아, 지금으로 말하면 시군청 정도였고, 상업적으로,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훨씬 더 강력한 권력을 행사했을 것이다.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 여전히 적지 않은 지구라트의 유적이 존재하고 있다. 더욱더 많은 발견과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아쉽게도 IS에 의해 많은 '지구라트'가 파괴되었다.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더 넘어선 수메르 문명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그 신비로움만이 더해져 간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더 하고 마무리해야겠다.


수메르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어디 선가 홀연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나타났다. 그 지역에 원래 살던 사람들에게 문명을 전해주며, 도시를 건설해 나갔다. 사람들은 그들을 가리켜 "검은 머리카락의 사람들 (Black Headed People)"이라 불렀다.


수메르인의 언어는 교착 언어였다. 교착 언어는 주어나 목적어 다음에 '은, 는, 이, 가, 을, 를'과 같은 조사가 붙는다. 수메르어의 문법구조는 '주어 + 목적어 + 동사'이다.


수메르어로 아빠는 '아빠'이다. 수메르어로 엄마는 '엄마'이다. 수메르어로 사람은 '사람'이다. 수메르어로 칼은 '카르'이며, 길은 '기르'이다. 수메르인들은 머리에 상투를 했고, 그 머리를 수메르어로 '상두'라 한다. 수메르인은 씨름을 즐겼다. 수메르인들은 물건을 나를 때 지게를 사용했고, 신부가 될 여자의 집에 함을 지고 가는 풍습이 있었다.



수메르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어 지문 속의 인문학> 편승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