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지문 속의 인문학> 멀티태스킹, 성공 필수조건?

feat. 멀티스위칭

by 황 영


The fast pace of today’s lifestyle has us piling one thing on top of another. But you should know that multitasking doesn’t save any time. Very often, multitasking only slows you down, contrary to popular belief.
[2015년 11월 고1 전국연합 모의고사 20번]

의역 : 오늘날의 생활 방식이 우리로 하여금 한 가지의 것을 또 다른 것 위에 쌓아두게 한다. 하지만, 멀티태스킹이 시간을 절약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은 주의해야 한다. 멀티태스킹은 일반적인 믿음과 상반되게 당신의 속도를 늦추게 할 뿐이다.


수능과 모의고사 출제자들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대의 지식인들은 Myth(통념)에서 Truth(진실)로 진행되는 글의 전개 방식을 선호한다.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바로 잡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생각에서다.


'Multitasking(멀티태스킹; 다중작업)'은 특히 그들이 좋아하는 글감 중에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은 '멀티태스킹'이 성공의 필수요소인 것인 양, 반드시 장착해야 할 중요한 자질로 생각한다. 심지어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한 칸에 자랑스럽게 '멀티태스킹' 능력을 거론하며 자신을 어필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멀티태스킹'은 인간이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I catch up with my grandmother on my cell phone while picking up my dry cleaning, or send a text message to my client while standing in line at the grocery store. We have become so accustomed to this lifestyle that we have come to believe in the myth that we can and must multitask.
[2010년 3월 고2 전국연합 모의고사 42번]

의역 : 나는 드라이클리닝 한 옷을 찾아오면서 휴대전화상으로 할머니와 최근 근황에 대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눈다거나, 식료품점에서 줄을 서 있으면서 의뢰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우리는 이러한 생활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한꺼번에 여러 일을 처리할 수 있고 처리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 그래서 일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보면 선망의 대상이 된다.


멀티태스킹.jpg <출처 : 포토리아>

이는 명백한 착각이다. 여러 가지 일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의 뇌가 '멀티태스킹'을 해서가 아니라, '멀티 스위칭 (Multiswiching)'을 잘해서다. '멀티 스위칭'이란 주어진 여러 가지 상황에서 한 가지에 집중하고, 필요시 또 다른 일에 빨리 관심을 돌려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시간 내에 한 가지를 끝내고, 바로 그다음에 다른 일에 집중하는 능력을 말하며, 그것이 속도가 빨라서 마치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해내는 '멀티 태스킹'으로 오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The concept of humans doing multiple things at a time has been studied by psychologists since the 1920s, but the term “multitasking” didn’t exist until the 1960s. It was used to describe computers, not people.
[2014년 수능 31번]

의역 : 인간이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한다는 개념은 1920년대 이래로 심리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어 왔지만, ‘멀티태스킹’이라는 용어는 196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존재하였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를 설명하기 위하여 사용되었다.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컴퓨터의 '멀티태스킹' 능력을 감탄했다. 사실 이 조차도 틀린 설명이다. 컴퓨터도 '멀티태스킹'을 통해 인간보다 월등한 속도로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멀티스위칭'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It was a clever turn of phrase that’s misleading, for even computers can process only one piece of code at a time. When they “multitask,” they switch back and forth, alternating their attention until both tasks are done. The speed with which computers tackle multiple tasks that everything happens at the same time, so comparing computers to humans can be confusing.
[2014년 수능 31번]

의역 : 그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교묘한 어구의 전환이었는데, 왜냐하면 컴퓨터조차 한 번에 단 한 개의 부호만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멀티태스킹’을 할 때, 그것들은 두 개의 일이 모두 끝날 때까지 주의집중을 번갈아 하면서 왔다 갔다 한다. 컴퓨터가 다수의 일을 처리하는 속도는 모든 것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착각을 하게 해서 컴퓨터를 인간과 비교하는 것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해야 집중이 잘 돼요.
저는 껌을 씹으면서 책을 읽어야 머리에 잘 들어와요.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런 말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은 집중력의 저하를 일으킬 수밖에 없고, 창의력 향상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음악을 듣고 있어도 공부에 집중했다면 음악이 들리지 않는 것이고, 껌을 씹는다는 단순한 행동 조차도, 인식을 하지 못할 정도로 공부에 집중했기에, 그것이 동시에 했기 때문에 효율이 좋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최대치가 20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환경에 따라 5분, 10분 정도로 줄어들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집중하며 몰두한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집중했는지에 대한 정도이다.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을 깊이 했다면 큰 효율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시간 동안 깊이 있게 집중하지 못한 사람과 단 5분이라도 집중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사람의 결과는 보통 후자의 압승인 경우가 많다.


그 짧고, 깊은 집중의 사이에 음악과 껌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생기는 것이고, 이것은 뇌에 일종의 '환기효과'를 주어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에 틀림없다. 결국 음악과 껌은 집중할 수 있는 중간중간의 도구로 사용된 것이지, '멀티 태스킹' 중, 하나의 'task (과업, 일)'로 행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현대인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멀티태스킹'이 가져다주는 위험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보는 것, 스마트폰을 보며 거리를 걷는 것, 생각만 해도 위험한 일임에 틀림없다. 갑자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해내야 할 때, 당연히 실수를 할 수 있는 확률은 높을 수밖에 없다.


출처 Phil and Pam Gradwell.png <출처 : Phil and Pam Gradwell>



심지어 출제된 문제 중에 '멀티태스킹'을 '악마'라고 비유하기까지 한다.


This might seem obvious, but if you look around the room at many meetings, you will find yourself face-to-face with one of the true demons of modern life: multitasking.
[2012년 11월 고2 전국연합 모의고사 28번]

의역 : 이는 분명해 보일 수 있지만, 많은 회의에서 회의실을 둘러보면 당신은 현대 삶의 진정한 악마들 중의 하나인 멀티태스킹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악마'가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을 허락할 수는 없다.


이를 막기 위해, 학생들은 시간 계획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내가 해야 할 것들의 목록을 작성한 다음, 적절하게 시간을 배분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나타났을 때, 미리 계획된 시간들 사이에서 여유를 찾고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며 '멀티태스킹'이라는 악마와도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꼼꼼하면 꼼꼼할수록 좋지만, 대략적인 시간표라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계획을 세웠다면 당연히 거기에 걸맞은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 계획을 세울 때의 꼼꼼함은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동기부여로 크게 작용할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설정하고, 시간표를 짜는 일이 두렵고, 짜증 나고, 성가신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학습 시간표를 세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간 학생을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인생을 '애드리브(즉흥)'으로 살았다고 한 사람도 알지 못한다.

concept-of-class-timetable-or-schedule-personal-study-plan-creation-learning-time-planning-and-scheduling_101434-541.jpg <출처 : freepik>


일을 끝내야 하는 마감의 시간은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하지만 그것을 딛고, 이겨낸 후에 오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며, 그것은 인생의 성공과 행복을 향한 소중한 자산임에 틀림없다.


Limiting your time on tasks may sound like it will add more stress to your day, but it will actually have the opposite effect; when you impose deadlines on your tasks, you will be able to better focus on what needs to get done at any given moment, clearly defining your work schedule for the day. This internal competition will help motivate you to focus more on your tasks, making you more productive in the long run.
[2020년 4월 고3 전국 연합 모의고사 22번]

의역 : 자신의 과업 시간을 제한하는 것은 여러분의 하루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보탤 것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실제로 그것은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여러분이 과업에 마감 기한을 부과하면, 여러분은 주어진 시간에 무엇이 수행되어야 하는지에 더 잘 집중하며 그날의 작업 일정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내면의 경쟁 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자신의 과업에 더 집중하도록 동기를 부여하게 도와주고, 결국 여러분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멀티태스킹'을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멀티스위칭'을 현명하게 발휘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Priority(우선순위)'의 선정이다.


중요한 것이 급한 것인가, 급한 것이 중요한 것인가?


농담처럼 보이지만, 나름 의미 있는 이 질문에 대해 답을 명확하게 내리는 학생은 드물다. 정답은 있다. 바로 급한 것이 중요한 것이다. 다만 절대로 중요한 것을 잊지 않고 나중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또한 철저한 시간의 계획안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력이 요구된다.


Instead of appreciating what is truly important and making that our priority, we collect things and indicators of success without questioning just what success really means. Remember what really matters in your life.
[2016년 11월 고2 전국 연합 모의고사 20번]

의역 :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최우선시하는 대신, 정확히 성공이 실제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우리는 성공의 지표와 물건들을 모은다. 당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기억하라.
우리의 삶에서, 우선순위 선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문이다.


비단 공부뿐만 아닌, 인생의 우선순위 선정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고, 그 판단력의 원천 중에는 인문학적 소양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바로 우리가 인문학을 알고 배워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멀티태스킹'은 악마와도 같은 해충이다. 최대한 막아야 한다. 시간 계획을 짜는 습관은 그 상황이 오는 것을 피하게 해 주고, 합리적인 우선 선위를 선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인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인문학은 그 판단에 도움이 되는 튼튼한 뿌리가 되어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 우리는 인문학적 소양을 그 누구보다도 효율적으로, 합리적으로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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