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작가 윤정인 Jan 11. 2019

여행의 시작, 우아한 바로크의 도시 카타니아

시칠리아 여행

카타니아 폰타나로사공항

몰타에서 시칠리아까지는 금방이다.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아 카타니아 폰타나로사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시칠리아 여행을 계획할 때 몰타에서 페리를 타고 가는 방법도 생각했다. 되도록 많은 도시를 보려면 시칠리아 남쪽 끝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게 좋아 보였다. 시칠리아 남쪽 끝에 포잘로(Pozzallo)라는 작은 항구 마을이 있는데,  거기까지 페리가 들어갔다. 문제는 교통편. 작은 마을끼리 이어진 버스는 거의 없고, 결국은 큰 도시를 통해야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냥 편하게 대도시 위주로 가자 싶어서 항공편을 선택했다. 가격도 페리와 거의 차이가 안 난다. 




공항-시내 순환  알리 버스
공항-시내 순환  알리 버스

알리 버스를 타고 카타니아 시내로 이동.









카타니아 시내 팀 매장


숙소에 짐을 푸니 오후 느지막한 시간. 가장 먼저 유심칩을 사려고 시내에 갔다. 시칠리아 전역에 Tim 매장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기 손님이 2~3명 정도라 금방 끝나겠구나 안심했는데, 웬걸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10기가 20유로에 구입



La Quartara


카타니아 시내를 가볍게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식당을 찾았다. 원래는 호스트가 추천해 준 식당에 가려했으나 길을 계속 헤매는 바람에 문을 연 아무 식당에 우선 들어갔다. La Quartara. 피자를 전문으로 하는 집이란 건 나중에 알았다. 





La Quartara


시칠리아 음식은 별로 여행 중 음식에 신경 쓰지 않는 나도 먹는 즐거움을 알게 해줬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특히 음식 쪽엔 영 겁 많아서 매번 익숙한 요리 위주로 주문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만만한 알리오 올리오, 칼라마리, 와인을 주문했다. 평범한 알리오 올리오 같은데 진하고 맛있다. 맛의 향이 입안에서부터 향긋하게 퍼지는 느낌. 이 음식 하나만 시켜도 충분히 요기가 될 정도로 양이 많다. 배가 불러 칼리마리는 거의 남겼지만 만족스러운 저녁이었다.




카타니아 두오모 광장





카타니아 두오모 광장




다음날.


카타니아에 일주일을 머물 계획이었다. 시간이 넉넉하니 몰타에서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숙소에서 받은 관광 지도에는  카타니아의 관광 포인트 70개가 소개되어 있었다. 물론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골목 구석의 작은 성당을 다 포함해서겠지만. 역시나 성당, 궁전, 박물관이 대부분이다. 우선  두오모 광장(Piazza Duomo)에 갔다. 카타니아 관광은 여기서 시작하면 된다. 모든 투어의 출발점이자 만남의 광장, 카타니아의 중심이다. 









코끼리 동상


광장 가운데 코끼리 모양의 동상이 있다. 특색 있고 마냥 재미있게 생긴 동상이라 생각했는데, 카타니아의 상징으로 삼을 만큼 의미가 있다. 동상 중 코끼리 부분은 에트나 화산의 현무암으로 만든 것이고, 동상 위에는 이집트 아스완에서 가져왔다는 오벨리스크가 있다. 어디선가 코끼리 동상이 화산을 진정시키는 힘이 있고, 주민들은 그걸 믿는다는 내용을 봤다. 그도 그럴 것이 에트나 화산으로 카타니아가 피해를 입은 것만 7번 이상이라고 한다. 카타니아 사람들은 그때마다 망가진 마을을 재건했다. 다시는 그런 재앙이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동상을 세웠는지도 모르겠다.


카타니아에 처음 도착했을 때, 칙칙한 도시 분위기에 적잖이 실망했다. 거리는 지저분했고, 거무죽죽한 건물은 초라해 보였다. 화려하고 세련된 몰타에 다녀온 직후라 더 그랬다. 재난을 여러 번 겪은 도시란 걸 알고 난 후엔 다르게 보였다. 무너지고 다시 세운 흔적을 볼 때마다 시칠리아 사람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여겨졌다. 게다가 시칠리아를 여행하면 할수록 이 섬의 새로운 매력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된다.







카타니아 대성당


광장에서 가장 화려한 건축물은 단연 카타니아 대성당(Cathedral of Sant'Agata)이다. 우아하고 아름답다. 대성당 역시 지진과 화산 폭발로 여러 번 파괴되고 재건됐다. 파괴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고 굳건해 보인다. 안에는 카타니아 출신 작곡가 빈센초 밸리니 무덤과 로마 제국 시대에 순교한 성 아가타 유물이 있다. 





카타니아 대성당



카타니아 대성당



카타니아 대성당


카타니아 대성당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 성당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 성당


광장 바로 옆에 있던 아씨시 성 프란체스코 성당(Church of St. Francis of Assisi Immaculate)에 잠깐 들렀다. 여태껏 봐왔던 성당과 비슷하다. 사람이 많아서 놀랬는데, 단체 여행 온 학생들이었다. 시칠리아 거의 모든 지역에서 고등학생  단체 관광객을 많이 봤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제주로 단체 여행을 가 듯, 이탈리아는 시칠리아로 단체 여행을 많이 오는 건가 싶었다.


.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결국 지도대로 가지 않았다. 돌다 보면 마음에 나오는 길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 길에서조차 성당, 박물관을 흔히 발견해서 들어가고 나오고를 몇 차례 반복했다. 







니콜로 아레나 성당


니콜로 아레나 성당


니콜로 아레나 성당



니콜로 아레나 성당(Church of St. Nicholas Arena)이 길 끝에 있었다. 성당 앞은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는데, 막상 성당 안은 고요하다. 성당이 굉장히 넓고 천정도 아주 높아서 인상적이었다, 벽과 바닥이 온통 흰색이어서 경건한 느낌도 들었다. 이 성당은 지진 피해를 입었다. 건축 중 지진으로 설계가 틀어져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한다. 어떤 책에서는 외관이 흉하다고 했다. 내 눈엔 그런 못생김이 외려 독특하게 보여 좋았다. 이 성당보단 옆에 있는 니콜로 아레나 수도원이 더 유명하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수도원으로 회랑이 볼만하다고 했는데, 입장할 수는 없어서 그냥 나왔다.






카타니아 시민 도서관



카타니아 시민 도서관


카타니아 시민 도서관



카타니아 시민 도서관


바로 옆에 시민 도서관(Biblioteche Riunite Civica)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27만 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도서관이라고 한다. 오래된 책, 수십만 권의 책이라고 하면 무조건 혹한다. 가볍게 돌아보고 싶었는데, 미소 띤 직원이 오더니 가이드 투어로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할까 했지만, 여행 마지막에 카타니아에 들를 예정이었으므로 아껴두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후회되는 일이다. 카타니아에 다시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카타니아 시내를 한 바퀴 돌며 다시 두오모 광장으로 간다.

.

.

.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카타니아 거리 풍경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이토록 눈부신 시칠리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