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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윤정인 Jan 11. 2019

카타니아의 숨은 역사를 찾아 도시 산책

시칠리아 여행


카타니아 관광 열차


다시 두오모 광장으로 돌아오니 코끼리 열차가 있다. 몰타에서 투어 버스 재미를 톡톡히 본 터, 이제 편하게 도시 구경을 할 수 있는 수단을 보면 반가움이 앞선다. 마침 다리도 아프던 참이었고. 열차가 안내하는 코스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기대도 됐다. 생각보다 인기는 없는 모양이었다. 탑승한 사람이 나 포함 세 팀뿐인걸 보니.





Piazza Duomo




Palazzo degli Elefanti



Via Monsignor Ventimiglia



Teatro Massimo Bellin




Villa Bellini




카타니아 관광 열차


카타니아 한 바퀴를 도는데 30분 정도 걸렸는데, 많이 지루했다. 카타니아에서 유명한 관광 포인트를 열차로 아주 천천히 도는데, 걸어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답답하다. 게다가 풍경은 건물과 사람에 가려지는 게 반이다. 관광할 시간이 촉박하거나 관광 중 한 타임 쉬고 싶다면 한 번쯤 타볼 만할지도 모르겠다.









두오모 광장



두오모 광장에는 유니폼을 입고 투어 팸플릿을 나눠주는 사람이 여럿 있다. 시내를 도는 열차는 비추지만,  카타니아 인근을 돌아보는 투어는 괜찮다. 버스로 다니기 힘든 카타니아 인근 관광지를 코스로 잡아서 하루 내내 운행한다. 나는 바다 위에 성이 있다는 카스텔로에 다녀왔는데, 그 후기는 다음 편에!







에트네아 거리



두오모 광장과 이어지는 에트네아 거리(via etnea)를 따라 걸었다. 에트네아 거리는 카타니아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다. 카타니아의 성당이나 유적을 보는 것이 지겹다 싶으면 무조건 에트네아 거리로 가면 된다. 볼거리, 먹을거리도 많고 쇼핑하기도 좋다. 걷다 보면 탁 트인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 빈센초 밸리니 동상(Monumento a Vincenzo Bellini), 스테이시 코로 광장(Piazza Stesicoro), 로마 원형 극장(Anfiteat roromano)이 모여있다.






카타니아 출신 오페라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 동상


카타니아를 돌아다니면 '빈센초 밸리니'라는 이름은 여러 번 듣게 되어 있다. 카타니아 출생 천재 오페라 작곡가로 <카풀레티가와 몬테 키가>, <몽유병자>, <노르마> 등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시칠리아는 이 작곡가를 얼마나 사랑하는 걸까. 박물관이나 동상은 물론이고, 밸리니의 이름은 딴 공원과 극장이 이곳 카타니아에 있다. 가지와 토마토가 들어간 요리 파스타 알라 노르마는 시칠리아 대표 음식인데, 여기서 노르마라는 이름도 밸리니의 <노르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오페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밸리니의 도시에 왔으니 뭐라도 들어야겠다 싶어 밤에 숙소에 돌아가 유튜브로 오페라 동영상 몇 개를 찾아봤다.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동상 건너편에는 로마 원형극장이 있다.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도로 한가운데 거대한 구멍이 움푹 패어있으니 말이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간혹 보는 풍경인데도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야외극장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반경 안에 고대 유적이 버젓하게 발굴되고 있는 현장이 왠지 모르게 괴리감이 느껴진다. 

서기 2세기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극장은 만 오천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극장이었다고 한다. 에트나 화산의 폭발로 용암에 묻혀버린 이 극장은 18세기 초에 발견돼 지금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카타니아 로마 원형극장






벨리니 공원



조금 더 걷다 보니 공원이 나온다. 빈센초 밸리니의 이름을 딴 벨리니 공원(Villa Bellini)이다. 정성 들여 꾸민 티가 나는 공원이었다. 조경도 아름다웠고, 사람들이 쉬기 편하게 설계된 것 같았다.  관광객도 많지만, 가족단위 현지인도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서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공원인 듯했다. 인상적인 것은 계단을 올라 공원 위쪽에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아래에 있는 공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서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다. 게다가 건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에트나 화산도 선명하게 보였다.






벨리니 공원




벨리니 공원





벨리니 공원, 선명하게 보이는 에트나 화산




벨리니 공원




벨리니 공원




벨리니 공원






아란치니 맛집, 사비아




아란치니 맛집, 사비아




아란치니 맛집, 사비아



공원 건너편에는 카타니아에서 유명한 맛집 사비아(Savia)가 있다. 시칠리아 대표 간식인 아란치니를 가장 잘한다는 집이다. 역시나 사람이 북적북적해서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시금치 아란치니, 파테 프로슈토와 비라 모레티를 주문했다. 밥과 여러 재료를 섞어 주먹만 한 크기를 튀긴 요리인 아란치니. 짭조름하면서 고소하다. 맥주랑 먹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사실 먹으면서 극찬할 만큼 맛있는 건 아니라 생각했는데, 다른 지역의 아란치니를 몇 번 먹어보고 나서 유명한 곳은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먹어본 곳 중에는 여기가 최고다. 아란치니 하나를 먹고 나니 은근히 배가 불러서 파테는 별로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에트네아 거리




Scardaci Ice Cafè



Scardaci Ice Cafè 의 젤라또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에트네아 거리를 걷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가게가 있었다. 보니 젤라또를 파는 카페다. 줄 서있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무더기로 가게 앞에 모여서 젤라또 하나씩을 다 들고 있었다. 얼마나 맛있길래. 호기심이 못 이겨 줄을 서고, 기다려서 젤라또를 하나 샀다. 물론 맛있었지만, 특출나게 맛있는 것도 아니었다. 젤라또를 다 먹어갈 때쯤, 이번에는 한 점포에서 사람들이 튀김을 하나같이 다 들고 나온다. 감자튀김만 파는 곳이다. 궁금해서 줄을 서서 샀다. 맛은 평범한 감자튀김이다. 신기한 건 입이 짧은 나도 뭐든 먹어보게 만드는 매력이 시칠리아엔 있다는 것이다.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카타니아 골목 풍경


해가 지기 전까지 카타니아 골목을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다가 숙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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