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노을
외할아버지는 시골목사님 이었다.
중학교때부터 자취하느랴 방학이면 공주에 내려가 살다시피했다.
해가 질 즈음 나는 논둑길을 걸어 낮에 메어놓은 염소를 데려오고 있었고 할머니는 텃밭에서 오이랑 야채랑 따오셔셔 보글보글 된장찌게며 저녁을 지으셨고 할아버지와 함께 도란도란 밥을 먹었다.
방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해질녁 혼자 밥지으며 며칠은 울어야했다. 혼자인게 서럽고 싫어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지 몇해가 지났는데 해가 더해갈수록 할아버지가 그립다.
해가 질무렵이면 논둑길 너머 드넓은 하늘 위로 내려앉던 노을지는 하늘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할아버지를 잊어버릴 수 없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