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짐을 가볍게
가끔 만약에 내가 오늘 사고가 생겨 다시 집에 못들어오게 된다면 라고 생각할때가 있다. 그런 마음으로 내 방을 둘러보면 짐이 참 많다. 내 가족이 내 짐을 정리해야 할텐데 이래저래 사놓은것도 많고 옷도 많고 소지품도 많다.
갑자기 일신상의 일이 생겨도 정리할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깔끔해야 할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더 사지도 말고 오히려 있는것을 조금씩 버려야 할 참이다.
언젠가 미국이민을 간 집사님이 배로 부친 짐이 도착이 늦어져서 옷 두벌로 살았다는데 그래도 살아지는것을 알고 내가 너무 많이 갖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시게 되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 살다보니 아니, 은연중에 소비당하며 살다보니 개인마다 짐은 매일 쌓여간다. 마케팅이란 필요없는 것을 필요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인데, 요즘의 물건은 생존을 위한 것보다는 필요가 만들어진 상품이 더 많지 않은가. 냉장고가 있어도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된 새 제품은 새 필요를 만들고, 외투가 있어도 디자인과 색감이 좋은 외투는 새 필요를 만든다.
새로운 필요를 갖기위해 소비를 하고 그 소비로 사들인 카드값을 갚기위해 일을 한다. 끊임 없는 연결고리다.
삶의 통찰은 삶의 짐이 가벼운 사람에게서 나오는게 아닐까. 숲속에서 직접지은 오두막에 살던 월든이 그러했고, 평생을 자발적 가난으로 살아오셨던 이오덕 선생님도 그러셨다. 호기심많고 욕심 많은 내게도 '가볍게 살기'는 참 어려운 숙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트렁크 두세개 만으로 내 삶의 짐이 정리되면 좋겠다. 그래서 어디든 가고 싶을 때 훌쩍 떠나고 돌아오면 좋겠다. 떠나고 돌아올 수 없는 하늘나라 갈때는 그 짐마져 없었으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