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의무

by 우연주

잊는 것, 그리고 잊지 않는 것


기억력이 참 안좋은 편이다.

몇개월 전 있었던 일도 가끔 까먹으니, 해를 넘긴 일들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이름도 기억을 잘 못한다. 한번 들으면 기가막히게 잘 외우는 사람들도 있던데 도통 이런데는 재능이 없다.

잊어버리는 것, 망각 - '과거의 경험을 인간의 정신 속에 간직했으나 되살리지 못하는 것.'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하지 않는가.

매일매일 경험하고 느끼는 모든 일상과 감정을 다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게 더 끔찍하지 않나 싶다.


그러나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다. 적어도 동물이 아닌 사람이라면 말이다. 바로 '역사' 이다. 우리는 자랑스런 역사도 많지만 치욕스런 역사들도 있다.

얼마전 읽은 한 역사학자의 책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역사문화관리에 소홀한지 특히, 친일잔재문화에 대한 가벼움에 대한 일갈을 읽게 되었다.

"부정적인 역사라고 그것들을 헐어버렸다고 하자. 과연 그런다고 일제 잔재가 청산될까? 오히려 독일이나 중국이 부정적인 역사유산을 일부러 보전해 교훈으로 삼는 [기억의 의무]를 중시여기는 까닭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유대인 수용소나 정치범수용소 그리고 일본군에 패한 전적지를 없애지않고 보존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그 역사가 자랑스러워서가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서다"_권기봉의 도시산책


세월호추모교실 문제를 기사로 읽었다. 물론 교육받을 권리를 누구도 침해할 수는 없다. 문제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원인도 책임규명도 없이 우리의 모든 기억에서 잊혀지게 되는것이다.

왜 일본이 대사관앞 소녀상을 철거시키려고 애쓰는가.

친일행적을 지우려는 이들, 세월호를 우리 기억에서 지우려는 이들. 잊지 않아야 한다. 그게 역사에 대한 의무와 예의이고 진실을 밝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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