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음

by 커피탄 리

청춘의 때는 한정적이다. 청춘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순환하는 고리가 아니다. 그럼 막대인가? 막대도 아니다. 지그재그자로 이어지는 곡선이다. 나는 청춘의 시기를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단거리 질주가 아닌 이상, 이 마라톤에서는 숨 돌릴 틈이 필요하다.
매일 숨을 돌려야지 하면서도, 나는 조급하게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다. 그게 글쓰기든, 독서든, 운동이든, 인간관계든. 그렇게 빠르게 달리면 발이 삐끗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놈의 건망증은 매번 다리를 삐고도 돌아서고 나면 까먹는 것이다.
나는 바람을 타고 순항하는 돛단배처럼 물살을 가로지르기를 원한다. 파도는 잔잔하고 바다 위에는 섬들이 떠 있다. 뜨거운 해는 언제나 우리 앞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바다 너머에는 꿈에 그리던 신대륙이 있는 것이다. 나는 늘 이런 성공의 길을 꿈꾸지 않았던가?
그러다 보면 나는 수없이 많은 비교의 섬에 다다르게 된다. 야자수와 색색의 화초가 활짝 피어있고, 각종 열매가 나무마다 맺혀 있는 섬. 짐승들이 많이 살고 있는 풍요로운 땅. 그런 섬을 마주치면, 난 항상 자신의 처지를 망각하게 된다. 레테의 강물을 손으로 떠 마신 것처럼. 나보다 우월한 상대는 늘 나의 조급함을 채찍질한다. 얼른 그의 위치까지 가고 싶게끔 날 충동질한다. 그의 그림자가 속삭이는 소리는 나뭇잎이 떨리는 소리보다 아름답다. 이슬이 호수 위에 떨어지는 소리보다도. 나는 그를 넘보려고 한다. 까치발을 들어서라도, 키 높이 굽을 신어서라도 그의 키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면, 어깨 정도는 보인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보이지 않는다. 안갯속에 갇혀 있는 거인의 머리는. 그때 내가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좌절일까? 아니면 끝없이 조급함에 빠져 자신을 극지로 몰고 가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나는 후자이다. 내가 탄 배는 순식간에 열대의 섬 지방에서, 남극의 극지로 이동한다. 그곳에선 추워도 추운 줄 모르고, 손발이 아파도 통각을 잊게 된다. 한참을 얼음산을 넘어가다가 보면, 팔다리가 동상에 걸리게 된다. 그제야 주저앉아서 불 피울 거리를 찾게 되고, 엉망진창이 된 몸을 잠시 녹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눈은 늘, 눈보라 속에 갇힌 산꼭대기를 쳐다보고 있다. 이 얼마나 엉망이란 말인가? 이게 다 내가 내 처지를 잊어서 생긴 일이라니. 내가 조급하지만 않았다면, 내가 탄 배는 여전히 순항하고 있을 것이다.
내 정신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나는 소파 위에 앉아 있다. 타이핑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도 가끔은 베란다 밖의 녹음 진 숲을 바라보곤 한다. 구름이 주둥이를 다물어 비가 잠시 멎었다. 밤새 쏟아지던 폭우가. 지난 일주일간 17편의 수필을 썼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생각한다. 지금 내 마음은 조급한가? 축축하게 젖은 숲을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쉰다. 그리고 내뱉는다. 안갯속에서, 실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게 있다. 나뭇잎. 저 한 장처럼 천천히 날아다니고 싶다.

작가의 이전글장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