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고 색을 칠해 '실재'를 만드는 법
By Dothink
세상은 본래 엔트로피(Entropy)와 같이 무질서 하다.
정돈되지 않은 데이터와 파편화된 사실(Fact)들이 시장에 떠다닌다.
사람들은 이 혼돈 속에서 불안을 느끼며 믿을 구석을 찾는다.
마케팅이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선을 긋고, 면을 만들고,
색을 칠해 존재하지 않던 '신념'을 시각화하는 작업.
어떤 이들은 믿음을 세우는 작업을 부질없는 노력이라고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결론은 어차피 숫자 아니냐며, 결과에 매몰된다.
엔트로피가 극에 달한 혼돈의 마켓에서 마케터는 가장 먼저 선명한 선을 긋는다.
수만 가지의 정보 중 무엇이 본질인지를 정의하는 이 선은,
무질서한 세계에 경계를 만드는 일종의 '창조'다.
마케터는 이 선을 통해 시장의 현상에 의미있는 가르마를 타줄 수가 있다.
또한 사람들이 바라봐야 할 단 하나의 지점을 제시한다. (메시지)
전략적 사고란 결국,
무질서 속에서 인사이트(Insight)를 가진 내가 선형적인 질서를 부여하는 용기다.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듯, 그어진 경계 사이를 확실한 논리로 채워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강력한 논리라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맹목적 스마트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내 상품/서비스 보다 어떤 면에서는 좋은 제품들이 많이 있다.
나의 것을 너무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아름다운 색깔로 면을 채울 수 없다.
반면, 뛰어난 마케터는 자신의 논리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순진할 정도의 확신을 품는다.
치밀하게 계산하되(Smart), 믿음의 순간에는 아이처럼 몰입하는(Naive) 그 에너지가
빈틈없는 논리의 면을 만들고, 사람들을 안심시킨다.
마지막 단계는 색을 입히는 것이다.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차가운 입체물에 '감정'과 '가치'라는 색을 덧칠한다.
이때 필요한 도구가 바로 '자기 세뇌'다.
전도사가 자신이 믿지 않는 신을 설득시킬 수 없듯이,
마케터 역시 스스로를 먼저 세뇌시켜야 한다.
"이 제품은 사실을 넘어선 가치가 있다"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는 독특한 색채를 띤다.
내가 먼저 완전히 매료되어 그 색에 흠뻑 젖었을 때,
비로소 타인의 마음에도 그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마케팅적 사고가 도달하는 종착지, 즉 '신념의 전이'다.
결국 마케팅은 사실을 포장하는 기술이 아니라,
무질서한 사실들을 엮어 다른이들이 보지 못한 하나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일이다.
정교하게 선을 긋고, 나의 논리적 확신으로 면을 채우며,
스스로 세뇌된 뜨거운 색을 입히는 과정.
이 설계를 통해 고객이 필요성을 느꼈다고 하면,
당신은 혼돈의 시장에서 하나의 '종교'를 탄생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