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9. '서울 자가' 김부장과 피터 드러커

멈춘 사람 vs 스스로를 경영하는 사람

by Do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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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는

한국 중년 직장인의 약점을 정확히 찌른다.

코믹한데 이상하게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는 이야기다.


영업에서는 ‘신’처럼 불리던 김부장이

관리자로 올라오자마자 흔들리는 장면은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모습이 우리 아버지, 삼촌, 형들의 모습이었고

지금의 우리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부장의 흔들림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유능했다.

문제는 역할은 바뀌었지만 자신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팀원일 때는 팔로워십이면 충분했지만

관리자가 된다면 책임감, 즉 ‘Accountability’를 갖춘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이런 사람을 두고

“지식근로자의 운명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드러커의 지식근로자 모델에서

‘팀원’에서 ‘관리자’로 넘어가는 단계는

사고, 기술, 태도 모두가 재구축되는 시점이다.


드러커는 지식근로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을

“스스로를 경영하라”라고 했다.

지식근로자는 누가 관리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상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나는 무엇에서 강한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

혼자일 때 강한가, 협업에서 빛나는가?

문서형인가, 대면형인가, 데이터형인가?

나는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

나의 목표는 어디를 향해 있으며, 그 진척은 제대로 가고 있는가?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경영하고 있는가?

나는 매일 새롭게 변하고 있는가?


드러커는 “지식근로자는 배우기를 멈추는 순간 직업적 생명이 끝난다”고 경고했다.

〈서울 자가〉의 김부장이 보여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셀프-업데이트의 부재였다.


영업 사원일 때 잘하던 방식이

관리자가 되어서도 통할 거라 믿은 것.

어제 내 방식이 내일도 정답일 거라 믿은 것.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미래에도 적용하려 한 것.

이 모든 것이 그를 무너뜨렸다.


결국 드라마와 드러커는 같은 이야기를 한다.

멈추는 순간, 추락은 시작된다.

드러커는 지식근로자에게

“스스로를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타이틀이나 직급보다

자신이 쌓아온 역량과 태도가

결국 본인의 시장 가치가 된다는 뜻이다.


김부장이 뒤늦게 깨달은 사실은 단순하지만 깊다.

현장은 경험으로 되고

조직은 전략으로 되고

리더십은 학습으로 되고

커리어는 결국 자기경영으로 완성된다.


〈서울 자가〉의 김부장은

이 진리를 너무 늦게 배운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늦기 전에 배울 수 있다.


지식근로자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은 단 하나다.

어제의 나를 오늘 다시 업데이트하는 마음.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김부장을 보며 짠함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이유다.

그의 어제는 우리 모두의 오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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