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YK의 책

<심연> 배철현

by 이영근

변화의 시작


사람들은 세상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도 자신이 변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레프 톨스토이



샤아르(shaar)


샤아르(shaar)란 생각과 성문, 두 명사의 합성어다.

샤아르는 성문이라는 명사 의미 외에 '정문 위에서 쳐다보다'라는 동사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 동사 의미는 성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한다.

그 무기는 성문 위에서 내려다보듯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진입하려는 현재의 나에 대한 관찰이다.

이 성문 위에 서면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고, 성문을 지나 내가 나아가야 할 미지의 길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샤아르는 신전의 문 위에서 자신의 신전으로 들어가려는 '나 자신을 관조하다'라는 의미이며, 바로 그것이 생각의 의미와 만나는 지점이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삶의 여정 가운데 잠시 멈춰 서서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교하게 헤아리는 훈련이다.



종교의 방향성


종교는 흔히 신념 체계로 잘못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믿음의 대상인 절대적 존재가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종교에서는 진정 무엇을 믿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믿음이란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그 과정에서 습득한 행동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성급하고 편협한 종교 간의 비교는 종교 간에 우열을 매기고 자기 종교의 기준에서 다른 종교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기 십상이다.



멘토(mentor)


서양에서는 스승을 '멘토(mentor)'라고 부른다.

멘토는 1750년경 문학작품에 등장한 영어 단어로 오늘날에는'스승/조언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멘토의 첫 글자 'men'은 인도유럽어의 어근 '생각하다'에 해당하는 'man-'의 사역형으로 '생각하게 만들다'라는 의미다.

이 어근에 '~하는 사람'에 해당하는 어미 'tor'가 붙어 멘토가 됐다.

직역하면 '멘토'는'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자신 본연의 의무를 성찰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열정


우리는 이 열정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서서히 자신이 원하는 인간으로 변화한다.

자신만의 소명을 담은 감정이 외부로 표현되어 직업이 될 때 열정은 완성된다.

우리의 외적인 말과 행동은 내적인 생각의 정확한 표현이다.

열정은 '속의 나'를 '겉의 나'로 거침없이 이끌어주고, 겉의 나를 통해 속의 나를 완성시키는 도구다.



실패는 여행의 과정


내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모두 숭고한 여행의 과정이자 목적지다.

이 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하지만 이 두려움은 나만의 전설을 실현하는 데 꼭 필요한 트레이너다.



미래의 나


우리의 눈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한다.

뇌에는 일정한 프레임이 있고, 그 프레임에 대상을 왜곡해 끼워 넣는다.

내 안에는 나의 시선을 조절하는 또 다른 나가 존재한다.

'과거의 나'가 있고 그 과거의 나가 고착화된 '현재의 나'가 있다.

또 과거의 나로부터 탈출해 새로운 길을 탐색하는'미래의 나'도 있다.



영생이란?


영생이란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순간을 영원처럼 사는' 기술,

즉 영생을 추구하는 삶 그 자체다.



무식(無識)


보이는 것만 보는 이런 시선이 고착화되는 것을 무식(無識)이라고 한다.

'무식'에 해당하는 고전 아랍어는 '자힐리야(jahiliyyah)'다.

자힐리아는 7세기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 아랍 사회를 지칭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특징이 담겨 있다.

하나는 쉽게 화를 낸다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자신이 멋대로 만들어놓은 허상속에 대상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허상과 실제 대상이 불일치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남들이 자신의 이데올로기에 맞춰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사리 폭력을 행사한다.

일상에서 자주 화를 내고 폭력적인 사람은 무식한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창조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창조란 자신의 삶에 있어서 핵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자신의 삶의 깊은 관조를 통해 부수적인것, 쓸데없는 것, 남의 눈치 , 체면을 제거하는 거룩한 행위다.



가면


배우는 관객과 자신의 몰입을 돕기 위해 어떤 물건으로 목소리가 나오는 입과 얼굴을 가린다.

이 물건을 가면'이라고 한다.

라틴어로 가면을 뜻하는'페르소나(persona)에서 인간이라는 영어 단어 'person'이 파생했다.

인간은 삶이라는 무대 위에선 가면을 쓴 배우다.

'우주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유일한 배역을 알고 있는지 그것을 알았다면 최선을 다했는지를 묻는 존재 '라는 뜻이다.



진부(陳腐)


영적이며 지적인 수련을 방해하는 훼방꾼 중 하나는 '진부(陳腐)'함이다.

'陳腐'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진부는 '썩은 고기[腐]'를 남들이 보라고 '전시하는[陳]', 어리석음을 뜻한다.


고대 사회에서 고기를 맛보기란 무척 드물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기를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사람들이 올 때마다 자신의 고기를 꺼내 보여주곤 했다.

처음에는 누구랄 것도 없이 그 귀한 고기를 탐냈고 고기의 주인인 그를 부러워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기는 썩기 시작했고 악취를 풍겼다.

이런 지경인데도 고기 주인은 계속해서 그 썩은 고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썩은 고기 냄새에 익숙해져 악취가 나는지도 몰랐던 탓이다.

그는 썩은 고기 냄새 때문에 아무도 그를 가까이 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고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릴 것이 라고 착각했다.

이렇게 고기가 썩는줄 모르고 남들에게 과시하는 사람을 가르켜 진부한 사람이라 한다.



스트레스


만일 당신이 어떤 일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 아픔은 그 일 자체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에서 온다.

당신은 당장 그것을 무효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몰입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천재지변이 있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몰입한다.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임무를 찾아냈다면, 이제 해야 할일은 하나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몰입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에게 인내를 선물한다.

그 인내는 내가 몰입한 임무를 더 깊이 사랑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시간과 공간


우리는 '시간(時間)'이라는 씨줄과 ‘공간(空間)'이라는 날줄이 교차하는 지점에 존재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정지시키기 위해서는 둘의 공통 분모인 사이, 즉 간(間)'을 포착해야 합니다. 이것을 '순간(瞬間)'이라고 합니다.



옮음


한 사회가 순리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게 있다.

그 사회의 약자를 인식하고 그들을 헤아리는 마음인 '연민'이다.


'옳음'이란 자신의 양심이 자신에게 해가 되더라도 그것을 용기있게 행동으로 옮기는 내적인 훈련이자 원칙이다.

자신 속에 숨어 있는 옳은 양심을 행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모든 종교의 목적이다.

지상을 하늘나라로 만드는 고귀하고 위대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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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의 지극히 개인적인 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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