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상대로 사업을 해야지, 공모사업, 입찰로 어떻게 성장한다는 거죠?" 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정답이 어디 있겠는가?
스타트업이란 각종 부품을 들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다. 추락하기 전까지 그 부품들을 모두 조립하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비즈니스를 하는 우리는 일단 생존해야 그다음이 존재한다.
공모사업이면 어떻고, 입찰은 어떻다고, 일단 급여줄 수 있는 내일이 존재할 때 시장도 보이고 비즈니스모델도 보이는 거라 생각한다.
본론으로 들어가, 코스트는 사실상 2024년 1월 10일 비봇을 선언했다. 온/오프라인 플랫폼 사업을 모두 접고 '입찰과 연구용역'에 올인했다(정확히 말하면 기획만 남기고 다 접었다)
비즈니스모델을 정하지도 않았다. 고민도 안 했다. 돈 된다면 인형 눈알이라도 박고 싶은 심정인데 비즈니스모델을 논할 여유가 있겠는가?
전문성과 네트워크, 근면, 성실하다면 입찰을 포함한 B2G 연구용역은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
행정의 사각지대와 2년 순환보직이 존재하는 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
2천만 원 이상 입찰로 공고되는 대부분의 사업은 약간의 전문성을 요하며 지식의 노가다 전선에서 열심히 짱구를 굴리고(기획), 기술 기업에서 빌붙고, 발로 뛰면 답이 나온다.
그러나,
이렇게 매력적인 B2G 연구용역(입찰)이 나의 믿음을 요즘, 배신했다. 3전 3패 이런 적은 없었다.
작년 코스트의 입찰 승률은 50% 이상이었다. 2개월간 승률 0%라니... 죽어라 말인가...
선수들에게 전화를 돌려보고 이리저리 기웃거려 봤다. 다들 어렵단다.
(그중에 광주에 이 모 씨만 신나 있었다. 불쌍한척 하지만 사실 그는 진정 지역 입찰의 '신'이었다^^)
원인은 대충 이렇다. 국고가 바닥나자 입찰 건수가 줄었고 관광분야로 IT, 마케팅, 선수들이 뛰어든 것이다.
경쟁률이 10대 1을 넘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단다. 뭐, 우리도 1~4위가 1점 차였던 입찰도 있었으니....
선수들도 한 달에 제안 작업을 다섯 개 식해야 겨우 하나 선정된단다.
이거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었다. 주말을 반납하고 두 달을 고박 책상에 앉아 있는데, 나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이러한 시련(?)이 언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확인한 날로부터 술을 끊고(생일날은 마심) 운동을 등록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렸다. (결국 운도 실력도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개인적인 시간 같은 건 없다. 캠핑도 사치다. 그냥 요즘 입찰만 열심히 파고 있다.
드디어 4번째 만에 선정되었다. 당장 KTX 타고 원주로 내려가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108배하고 싶다.
우리가.. 코스트가... 한국관광공사 '관광두레 PD 교육'을 맡게 된 것이다. 흐미... 감사해라.
탄력을 받아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너네들 학교와 회사의 차이점이 뭔지 아나?" 오잉! 한 사람도 빠짐없이 '책임감'이라 얘기한다. 감동적이다.
그래, 지시자와 수행자, 급여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아닌 코스트의 구성원들이야. 누구 하나 책임감이 결여되면 우리는 표류하게 되는 거지...
"얘들아, 코스트는 앞으로 한 달에 입찰 4건식 넣어야 해. 그러려면 너희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직원들의 눈빛을 보니,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관광업계 23년 경험을 돌이켜보면, 입찰은 시련은 주지만 결코 배신은 하지 않았다.
업계 1위 회사에 근무할 때도 승률은 20%대였다. 네 번 만에 한 번이면 승률 25%다.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다.
우리가 똘똘 뭉쳐 노력한다면 앞으로 9개월간 9건이 승사될 수 있으며 매출로 따지면 약 15~20억 원이다. 목숨걸 이유가 충분하다. 주말 반납할 이유가 충분하다.(대표만)
이렇게 입찰을 준비하다 보니 BM도 눈에 보인다.
사회가 필요한걸 공무원들은 입찰화 시키기 때문이다(늦어 문제지만)
닥치고, 앞으로 주말 없이 일하자!! 쭉~
P.s:
집중 연구기간 2024.04.01 ~ 기약 없음.
일과 관련 없는 미팅 하지 않습니다. 술 약속 잡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